가계부채가 마침내 1천20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5년 4분기 중 가계신용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가계부채 잔액은 1천207조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과 보험 등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 등을 합쳐 가계의 실질적인 빚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과도한 부채는 가계의 소비를 줄이는 요인이 되고, 금융시장에 충격이 발생할 경우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경제 전반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우리 가계부채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는 새삼스럽지 않다. 이미 지난해부터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음이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에서 잇따라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나서서 한국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또다시 경고하고 나섰다. 가계부채 폭증은 사상 초유의 저금리와 이로 인한 주택담보 대출 규제완화 정책 탓이 크다. 하지만 문제는 가계부채가 1년 사이에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2014년 말 기준 1천85조3천억원이던 가계부채는 1년 사이에 사상 최대 규모인 121조7천억원(11.2%)이 증가했다. 특히 4분기엔 대출규제 강화를 앞둔 주택담보대출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41조1천억원이 늘었다.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으로 대출이 어려워질 것을 염려한 자금 수요자들이 대출을 서두른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부채의 질을 개선하는 노력이 시급한 이유다.

지금 우리의 걱정은 1천2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를 정부가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인가 하는 점이다. 만일 미국이 또 금리 인상을 한다면 1천2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 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가계부담이 연 3조원 늘어난다. 과도한 가계부채로 위험한 가구는 120만 가구로 추산되고 있다. 부동산가격 급락과 같은 경제 충격이 올 경우 충격은 클 것이다. 이미 올 초부터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금리인상과 집값하락이 맞물리면 우리 경제는 큰 위험에 빠져들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시장도 살리면서 부채도 관리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정부는 안전하다고만 하지 말고 보다 확실하고 강력한 가계부채 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