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당의원들은 순서를 정해 번갈아 가며 120시간 훨씬 넘게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 분위기라면 2월 임시국회 내 테러방지법 통과는 물론,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북한인권법과 무쟁점 법안처리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필리버스터는 재적의원 5분의 3 찬성이 없으면 중단시킬 수 없다. 야당이 먼저 중단하지 않는 한 2월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법안 처리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지만 28일 오전 어렵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20대 총선에 적용할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필리버스터가 중단되어야 한다. 하지만 야당은 이를 중단시키지 않을 모양이다. 이목희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 "바로 필리버스터를 중단할 순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선거구획정안의 국회처리가 안돼 총선이 연기될 경우 올 수 있는 후폭풍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안보위기 속에서 테러방지법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왜 야당이 필리버스터를 하는지 모르는 국민도 많다.
테러위험 인물을 국정원이 자의적으로 해석, 개인 정보를 무분별하게 수집할 수 있어 이를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야당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특히 부끄러웠던 국정원의 과거를 떠올리면 이런 불신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하지만 지금같이 필리버스터로 법 제정을 막고 나설 일은 아니다. 필리버스터가 장기화되면서 '세계기록' '국내기록' 등이 관심사가 되는, 본말이 전도되는 양상이 벌어지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시중에는 '테러방지법은 사라지고 필리버스터만 남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여당은 야당 의원들이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야는 하루속히 논의해 필리버스터를 끝내고, 선거구획정안을 처리하는 것이 옳다.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키는 19대 국회가 돼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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