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근대 여성 소설가 최정희(崔貞熙·1912~1990)가 소장한 도서 130여권이 한국근대문학관에 기증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는 한국근대문학관은 최정희 작가의 소장 도서 133권을 일본에 거주하는 야나기하라 야스코(시인·윤동주를 기념하는 릿쿄대학교 모임 대표)씨로부터 인수했다고 27일 밝혔다.

문학관이 이번에 기증받은 책은 대부분 일본어 서적으로 역사·문학·종교 등 여러 방면에 걸쳐 있어 생전 작가의 관심 분야와 영역을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또 이 책들에는 작가의 친필 메모와 그림이 곳곳에 남아있고, 상당수의 책이 원저자가 직접 서명을 담아 최 작가에게 건넨 '친필 사인본'이라는 점에서도 훌륭한 연구 가치가 있다.

기증자와 최 작가가 생전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최 작가의 도서를 어떻게 기증자가 소장하게 됐는지 등에 대해서도 추가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기증은 오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학 명예교수와 심원섭 도쿄대학 특임교수 등이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

최정희 작가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대표적 근대 여성작가로 손꼽힌다. 대표작으로 소설 '지맥'(1939) '인간사'(1960), 단편집 '천맥', '풍류잡히는 마을' 등이 있고 1971년 예술원 문학부문 작품상 등을 받았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최근에서야 자료를 인수해 아직 분류 작업이 진행중이다"며 "이 기증 자료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