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추진하려던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이 결국 '미완성'으로 끝날 것 같다. 통·폐합 취지는 사라지고 갈등과 상처만 남았다. 아직 통폐합이 마침표를 찍진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추세로 봐서는 만족할만한 성과를 얻기는 힘들어 보인다. 당초 24개 산하 공공기관을 13개로 통폐합 또는 폐지하려던 것이 5곳으로 줄었다. 예상된 일이었지만 이 정도 통·폐합도 못하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한심한 느낌마저 든다. 시작은 화려했으나 끝은 미미한 용두사미 꼴이다.

유사·중복기능을 통폐합해 전체적인 공공기관 수를 감축하겠다는 당초 취지는 좋았다. 통폐합 방안 역시 그 전에 제시된 것보다 합리적이고도 진일보한 것이어서 도나 의회가 확고한 의지만 보인다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하지만 근거가 부족한 자료를 통폐합에 활용하는 등 '막가파식'으로 진행된 것이 실패의 요인이었다. 일부 통폐합 대상 기관의 성격이나 설립 배경, 현 상황에 대한 분석 없이 도가 일방적으로 추진 방안을 마련한 것은 뼈아픈 실책으로 봐야 할 것이다. 지방의회의 빈약한 정치논리도 실패의 원인이다.

결국 도의회 상임위원회별 이해 관계와 찬·반 논란 등 반대 때문에 추진한 지 4개월이 되도록 제자리걸음만 해왔다. 절호의 '골든 타임'도 놓쳤다. 시간과 예산만 낭비한 것이 아니다.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던 기관들의 혼란과 불신은 추스르기 어려워질 정도로 악화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도의회 더민주와 새누리당은 당장 경기평택항만공사의 통합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통폐합이 언제 실현될지 아무도 모르는 지경이 됐다.

이번에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관 통·폐합 문제는 언젠가 또다시 불거질 것이다. 그때는 이번 실패를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공공기관에 대해 무작정 문을 닫으라고만 하지 말고, 납득할 수 있는 조직개편과 기능전환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 또한 문제를 공공기관 내부에서만 찾을 게 아니라 지자체 차원에서도 공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해당 업무의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통폐합 실패가 무엇 때문인지, 혹시 지나치게 내 밥그릇 챙기기에 골몰했기 때문은 아니었는지 모두 뼈아프게 반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