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휴가 구상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은 지난 총선패배 이후 국정동력을 회복할 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여권 전체의 난맥상을 바로 잡을 계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가 결정됐다고는 하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향후 더 심각한 국면으로 접어들 수도 있다. 외교·국방·경제에 대한 입체적인 조망없이, 안보차원에서 국회와 국민과의 소통 없이 결정된 과정에서 이미 예견됐던 바다. 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의 의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적어도 현재로서는 우 수석을 경질할 뜻이 없어 보인다. 청와대가 민심과는 동떨어진 상황인식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공천과정에 친박 핵심의 압박과 개입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적당히 넘어가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임기 말 레임덕이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상황을 정면돌파라는 진부한 논리로 대처하려다가는 역대 정권들이 그랬듯이 식물정권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총선패배 후 여권의 인적쇄신론이 대두되었으나 국면전환용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박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청와대 진용의 일부 개편에 머물렀다.

레임덕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면한 국정과제들을 추진할 동력이 상실되고 있는 것이 더 문제다. 총선 민심은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의 변화를 주문했다. 그러나 권력운용방식은 바뀐 것이 없다. 이번 휴가 구상 후 여권의 전면적인 개편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레임덕은 급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 현재의 위기국면을 타개하기 위해서 인적쇄신은 반드시 필요하다. 내각에 대한 대폭 개편뿐만 아니라 우 수석에 대한 결단도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 국정운영방식의 변화는 소통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그 단초가 인적쇄신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3번의 여름휴가 직후에 인사를 통해 국정쇄신을 모색했다. 첫 해에 허태열 전 비서실장을 경질했고, 지난해는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물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을 물러나게 했다. 이번 주 박 대통령의 휴가기간 동안 과감한 인적쇄신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여론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대통령의 여권에 대한 인적개편이 총선 민심에 화답하고 소통하는 첫걸음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