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의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등을 금지한 이른바 '김영란법'이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헌법재판소가 어제 공직자의 부정청탁과 금품 수수 등을 금지한 이른바 '김영란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정했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교육과 언론이 국가나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이들 분야의 부패는 그 파급효과가 커서 피해가 광범위하고 장기적"이라며 "사립학교 관계자와 언론인을 법 적용대상에 포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공직자 등이 직무 연관성이나 대가성 없이도 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 넘는 돈을 받으면 처벌을 받는다. 김영란법이 적용될 대상은 40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중앙·지방의 모든 공직자, 공기업 직원, 국공립 교직원,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된 언론사와 사립학교 임직원 그리고 이들의 배우자까지 포함된다.

그러나 국회의원과 같은 선출직 공무원들도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지만 일부 처벌조항에서 예외로 한 것은 매우 아쉽다. 김영란법 5조에서는 '선출직 공직자, 정당, 시민단체들이 공익적 목적으로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거나 법령개선, 정책·사업·제도·운영 개선을 제안·건의하는 행위'에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부정청탁 유형과 유사하더라도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이 공익 목적으로 한 행동에 대해서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공익 목적'이 무엇인지가 너무 모호해 의원들이 법망을 피해갈 여지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우리나라 부패인식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다. 이번 검찰 부패상에서 드러났듯 공직사회에 만연된 비리를 발본색원하려면 강력한 법안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부패소지가 큰 선출직 공직자들에게 광범위한 예외조항을 통해 면죄부를 준 점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대한민국 슈퍼 '갑'인 국회의원의 불공정·부정 청탁이 만연돼 법 자체가 공염불이 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가보지 않았던 길을 가려고 한다. 가다가 부작용이 생각보다 심하다면 고치고, 보완하면 된다.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더 부패하면, 희망은 없다. 우리 후손에게 청정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김영란법은 차질 없이 시행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