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경영진이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을 상대로 '공짜 골프 접대' 의혹에 휩싸인 그룹 골프장의 상품권을 이용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배임 혐의로 태광그룹 경영실장(사장) 김모씨와 계열사 사장, 그룹 상무 등 임직원 6명을 붙잡아 조사중이라고 2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강원도 춘천에 있는 태광그룹 '휘슬링 락' 골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 수십억원어치를 사들인 혐의를 받고 있다.

휘슬링 락은 4인 기준 최소 150만원 이상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고급 골프장으로 청와대, 법무부, 체육계 등 정·관계 고위 인사들이 이 곳에서 공짜 골프 접대를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은 계열사들이 돈을 내고 실제 상품권은 다른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상품권을 팔아 확보된 현금은 이호진 전 태광 회장과 경영진의 비자금으로 전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2주 전 휘슬링 락 골프장을 압수수색했고,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상품권 구입에 사용한 정확한 금액은 집계 중"이라며 "피의자들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쳤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