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경제압박 피해의식으로 해석

"경제적 안정 보장도 보상 개념 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지낸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됐던 '평양냉면 목구멍' 발언과 관련한 나름의 해석을 내놨다. 

 

단순한 실언이 아니며 북측은 최고위층부터 일반 주민들까지 한국전쟁 이후 미국과 남측의 전방위적인 경제적 압박으로 자신들의 '목'을 조르고 있다는 인식이 크고 그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송 전 장관의 생각이다.
 

송 전 장관은 22일 라마다 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제394회 조찬강연회 연사로 나와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재벌 총수들에게 한 것으로 알려진 평양 냉면 발언은 그냥 나온 말이 아니다"며 "한국전쟁 이전까지 북측이 남측보다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었지만 이후 미국과 남측의 경제적 제재와 군비 확장 등으로 자신들이 못살게 됐고 목을 조르고 있다는 인식이 크게 깔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취지에서 그들이 말하는 '경제적 안정 보장'은 미국과 남측에 대한 경제적 보상 개념이 크다"고 설명했다.
 

송 전 장관은 남북 관계가 화해 분위기로 접어들며 경제적 원조나 협력 얘기를 쉽게 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으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뿐만 아니라 해외 어느 민간 투자자도 돈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 북한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기구의 원조 또한 회계 지출이 투명해야 가능한데 현재 북측의 시스템으론 돈 흐름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송 전 장관은 "남북 관계는 쉽게 녹지 않는 빙하와 같다"며 "굉장히 긴 기간 서로 인내하며 일관되게 대화할 때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