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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국빈 용인소방서장
옛날 옛적 산골짜기에 살던 너구리가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었다. '눈보라와 세찬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을 튼튼한 집을 지어야지'라고 생각하며 너구리는 우선 주춧돌을 구하러 강가로 향했다.

이때 물을 먹으러 나왔던 노루가 주춧돌을 찾는 너구리를 보며 "내가 사는 곳에 좋은 주춧돌이 넘쳐나니 너에게 보내줄게. 조금도 걱정하지 마"라고 안심시켰다. 너구리는 이 말을 고맙게 생각하고 노루를 데려다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다.

다음날 서까랫감을 구하러 가던 너구리는 곰을 만났다. 곰은 "너의 그 작은 몸으로는 무리야. 서까래는 내가 찍어 줄게"라고 말했다. 너구리는 "곰 아저씨 감사합니다. 그 보답으로 제가 참외와 수박을 대접해 드릴게요"라고 인사하며 곰에게 과일을 잔뜩 내어주었다.

다음날 너구리는 '창문이라도 내 손으로 짜 달아야지'라고 생각하며 산으로 올라가 나무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 지나가던 여우가 너구리를 보며 "목수질이야 이 마을에서 내가 최고지. 좋은 나무를 골라 멋진 창문을 짜줄 테니 걱정할 필요 없어"라고 도움을 약속했다. 너구리는 기뻐하며 여우에게 참외 한 짐을 지워 보냈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린다는 생각에 기분이 무척 좋았다.

어느덧 여름이 가고 가을도 지나 겨울이 다가오고 있었다. 날씨는 쌀쌀해지고 싸늘한 초겨울 바람이 불어왔다. 하지만 노루와 곰, 여우가 준비해준다던 재료들이 오지 않아 추위에 떨고 있었다.

너구리는 '왜들 약속한 것을 보내지 않을까. 훌륭한 재료를 준비하느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가'라고 생각하며 목이 빠지게 기다렸다.

고마운 이웃들이 달려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사흘째 되는 날 저 멀리서 우편 배달부인 토끼가 편지를 들고 달려왔다. 너구리에게 집을 지을 재료를 준비해 준다던 이웃들에게서 온 편지였다. 너구리는 기쁜 마음에 편지를 뜯었다. 하지만 편지를 뜯은 너구리는 너무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

"우리 집 울타리가 약해서 주기로 했던 주춧돌로 돌담을 쌓았다네.(노루)"

"일이 바빠서 아직 서까랫감을 하지 못했다네.(곰)"

"올해 겨울이 몹시 춥다기에 그 창문감으로 우리 집 덧창문을 만들 생각이네. 미안하게 됐어.(여우)"

너구리의 겨울나기를 도와준다던 친구들이 각자 겨울나기를 우선적으로 준비하다 보니 너구리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제야 너구리는 '나의 겨울나기는 내가 스스로 해야 하는 일인데. 다른 동물들만 믿다가 겨울에 얼어 죽게 생겼구나'하고 깨달았다. 너구리는 한숨을 쉬며 후회했다. 그리고는 집을 둘러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남이 해주기만 바라다가 모든 일을 망치고 나중에는 문제만 더 커졌어. 비록 겨울나기는 남만 믿다 망쳤지만, 겨울철 화재예방은 내가 스스로 실천해서 더 큰 화가 일어나는 일이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겠어. 이제부턴 모든 일을 내 힘으로 할거야." 


겨울나기 스스로 지켜야할 일은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하기
난방용품 주의와 산불 조심하기
가스 안전점검 1년에 2회이상
화재예방은 내가 먼저 실천하기


너구리는 무언가 깨달은 듯 종이와 펜을 꺼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종이에 하나씩 적어나갔다.

겨울철에 스스로 지켜야 할 중요한 일.

첫째, 소중한 집을 지키기 위해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기.

둘째, 집 안에 전기매트 등 난방용품 사용에 주의를 기울이기.

셋째, 겨울철 산속은 건조하고 기온이 낮으니 산불을 조심하기.

넷째, 가스안전점검 주기를 확인해 1년에 2회 이상 꼭 점검하기.

다섯째, 화재예방은 스스로 내가 안 하면 남도 안 하니 꼭 명심하기.

큰 깨달음을 얻은 너구리는 "화(禍) 화(過) 화(火)"하며 크게 웃었다.

/임국빈 용인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