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루루짭짭~후루루짭짭~맛좋은 라면♪’
1987년에 방영된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서 마이콜이 부르는 노래 중 하나다. 곡명은 ‘라면과 구공탄’. 단조로운 멜로디지만 맛깔나고 재미있는 가사로 1980~1990년생이라면 대부분 기억하는 노래다.
1980년대 만화에 라면이 등장하는 것처럼 라면이 우리네 삶에 스며든지 반세기가 훌쩍 흘렀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전쟁 이후 식량을 줄이고자 일본 묘조식품에 요청해 라면 제조기술을 배운 것이 시작이다. 농부의 진실된 마음이라는 뜻을 담은 ‘농심(옛 롯데공업주식회사)’은 1965년에 설립, 라면 시장에 뛰어 들었다.
라면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농심은 점유율 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삼양식품의 삼양라면 그늘에 늘 가려졌는데, 이를 탈피하고자 ‘스프’에 주목했다. 라면맛을 결정짓는 것은 스프라고 생각해서다. 이후 1982년 안성에 스프전문공장을 건립했다. 안성이 우시장이 유명한데다 건강한 식품 재료를 확보할 수 있고, 서울과 거리가 가까워서다. 안성에 스프공장을 조성하면서 ‘한국 최초로 스프 공장을 세운 라면회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농심이 롯데공업주식회사에서 농심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처음 세운 공장도 안성공장이다.

안성공장에선 현재까지도 스테디라면으로꼽히는 ‘너구리’, ‘안성탕면’, ‘신라면’의 스프가 만들어졌다. 감칠맛 나는 스프를 통해 1985년, 라면 시장 점유율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프공장 설립 3년 만의 성과다.
안성탕면(프로젝트명 G라면)은 안성스프공장 건립을 기념해 출시된 제품이다. 1983년 출시 가격은 120원으로 다른 라면보다 20원 비싼 프리미엄 고급라면이었다. 한국인 입맛에 맞는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사골 우거지장국의 맛을 구현했다. 라면의 면이나 스프의 맛이 대동소이했던 시절이어서 감칠맛이 남다른 안성탕면은 큰 인기를 끌었다.

안성탕면이라는 제품명도 인기를 더한 요인이다. 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은 소비자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곡창지대와 우시장이 유명한 안성의 지역명을 사용했다고 한다. 여기에 제사상에 오르는 ‘탕국’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려 제품명에 탕을 붙였다. 이렇게 안성탕면이라는 이름이 탄생하게 됐다.
이처럼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안성탕면은 출시 41주년을 맞이할 정도로 현재까지도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농심은 출시 40주년이던 지난해 11월 안성시에 소재한 안성맞춤박물관에서 ‘내 입에 안성맞춤’ 무료 특별전을 열고 있다. 농심의 설립부터 롯데 소고기라면에서 안성탕면까지 라면 출시 비화를 상세히 소개 중이다. 마치 타임머신을 탄 것처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전시다. 전시는 오는 8월 25일까지인데, 뜨거운 인기 속 전시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안성맞춤박물관 관계자는 “2개월 연장해 10월 31일까지 전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