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시설비용 적자 계속돼 미래 비전 위해 인상 필요"
등심위 학생위원 불참 결론 못내… "현재 420만원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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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전경. /인하대 제공

전국 사립대들이 10여 년간 등록금 동결로 재정 부담이 커졌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인하대학교가 등록금 인상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28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인하대 등록금심의위원회는 7월 초부터 '2024학년도 2학기 학부 등록금 인상' 안건에 대해 논의 중이다.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학교 측은 "등록금 수입에 비해 인건비, 시설·보수 비용 등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오랜 기간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취지로 등록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등록금 인상은 교육환경 개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송도캠퍼스 건축 등 대학의 미래와 비전에 관한 문제도 있다"며 "최소한 살림살이는 가능한 수준으로 등록금을 맞춰 놓은 후에 대학의 미래도 계획해야 한다"고 했다.

위원회는 교직원 5명, 재학생 4명, 외부 전문가 1명, 동문 1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두 차례 회의에 학생위원들이 불참하면서 결론을 짓지 못했다.

최근 전국 4년제 사립대 총장들이 모인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는 "정부에서 사립대 등록금 동결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대학들이 재정난에 빠져 있다"며 '2023년 사립학교 교육비 현황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4년제 사립대 학생 1명당 연간 평균 등록금은 732만6천원이다. 교육부가 등록금 동결을 권고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15년간 소비자물가가 132.8% 인상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 기준 사립대의 실질 등록금은 2009년 대비 약 33%가 감소했다.

인하대는 2011학년도부터 올해 1학기까지 등록금을 동결했다. 교육부는 전국 대학의 등록금 상승 폭을 법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2024학년도 대학 등록금 인상률 한도는 5.64%다.(1월16일자 6면 보도=인천대 "동결", 경인교대 "동결"… "올리고 싶은데…" 정부 눈치보기)

인하대의 지난해 연평균 등록금은 780여만원이다. 여기에 법적 인상률 한도 5.64%를 적용하면 1년에 44만원, 1개 학기에 22만원까지 인상할 수 있다. 인하대 관계자는 "학생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2학기 등록금 책정과 관련한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등록금이 인상될 수 있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공과대학 19학번 차모(25)씨는 "현재 한 학기 등록금인 420만원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