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6당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출
‘200석’ 국힘 선택에 시선 쏠려
이틀내 국회 앞 지킨 민심 뜨거워
“6일 여론조사·7일 광장 주목해야”
실패한 계엄으로 수세에 몰린 윤석열 대통령의 운명은 국민의힘의 태도 변화에 달렸다. 그러나 이는 정치공학적 논의일 뿐, 실상은 민심의 분노가 어떻게 표출되느냐, 얼마나 표출되느냐에 달렸다는 지적도 있다.
4일 해가 뜨기 전 계엄군이 물러가자 각 정당은 비상회의를 소집하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야권은 이번 계엄 사태로 윤 대통령의 존재가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무능과 무관심과 부도덕의 끝은 민생의 위기고 이것을 타개하려 무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무력을 동원한 비상계엄이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국지전이라도 벌일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것으로 보여 대통령 자리에 있으면 대한민국 공동체를 더 큰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야권은 이에 이날 오후 2시40분께 조국혁신당이 작성한 초안을 수정해 ‘대통령(윤석열)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이날 낮 12시 비상시국대회에도 국회 본청 계단을 꽉 채우고도 동상에 올라가 피켓을 들 만큼 많은 인파가 몰려 분노한 민심을 증명했다.
그럼에도 탄핵의 열쇠는 192석을 쥔 야권이 아닌 200석을 채워줄 국민의힘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선은 국민의힘의 선택에 쏠렸으나, 아직까지 명확한 것은 없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1차 의원총회를 마치고 내각총사퇴·국방장관 해임에는 의견을 모았으나, 윤 대통령 탈당에는 의견 일치를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내란죄’ 탄핵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여러 주장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건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야권의 전망도 엇갈렸다. 대통령의 자충수와 민심악화에도 불구하고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기자들에게 “야당 의원들이 개별 접촉에 나섰지만 잘 되는 것 같지 않다”고도 전했다. 민주당 정성호(동두천양주연천갑) 의원도 탄핵안 가결의 전망을 낮게 봤다. 이재강(의정부을) 의원은 비상계엄해제결의안 표결 당시 함께 했던 여당 의원들의 입장이 흔들리는 것 같다고 했다.
물론 그 반대의 전망도 있었다. 개혁신당 이준석(화성을) 의원은 탄핵안 표결 전망을 묻는 질문에 “국민들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취지의 답변이 6명 정도 있었다. 탄핵안 통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민주당 양문석(안산갑) 의원은 6일 발표될 갤럽여론조사와 7일 광화문 광장에 모이는 시민의 규모가 여당 의원들의 선택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의원은 “계엄이 진행된 것을 보면 정부는 이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패에 이른 것은 군부 말단까지 대통령의 명령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하고 “마찬가지로 민심을 잃을까 두려운 의원들이 민심의 눈치에 선택하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6일 발표될 갤럽 여론조사와 7일 광장에서 표출되는 시민들의 분노다”라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국회는 5일 오전 10시 국방위와 행안위를 열어 긴급 현안질의에 나선다.
/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