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리랑 연가’ 가능성 본 청년 국악인들

약한 기반으로 지역 떠나고 있는 현실 놓여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지원 정책 필요

“인천시립국악단 창단해야” 목소리도 나와

지난 9일 오후 인천 부평구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에서 열린 ‘인천 청년 국악인 좌담회’에 참석한 국악인들이 각자의 활동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신희숙, 이정현, 박가은, 신혜진, 최병진, 전승우, 오승재 씨. 2024.12.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9일 오후 인천 부평구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에서 열린 ‘인천 청년 국악인 좌담회’에 참석한 국악인들이 각자의 활동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신희숙, 이정현, 박가은, 신혜진, 최병진, 전승우, 오승재 씨. 2024.12.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인천의 청년 국악인들을 붙잡고 키워내야 합니다.”

올해 인천 청년 국악인들은 모처럼 화색이 돌았습니다. 이들은 전통연희단 잔치마당을 중심으로 꾸려진 프로젝트 그룹 ‘인천전통연희단’으로 모여 부평풍물대축제, 6차례의 대규모 연희 공연 ‘인천아리랑 연가’(11월 4일자 11면 보도) 등에서 한바탕 신명이 나게 놀았죠. 인천에서도 이토록 큰 판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청년 국악인들은 앞으로도 인천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찾은 ‘가능성’을 미래로 실현하고자 합니다. 지난 9일 오후 인천 부평구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에서 열린 ‘인천 청년 국악인 좌담회’를 찾은 젊은 국악인들은 “판을 키울 때가 왔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잔치마당 신희숙 기획팀장이 진행한 좌담회에는 최병진(38), 이정현(28), 박가은(28), 신혜진(26) 등 청년 국악인, ‘인천아리랑 연가’ 오승재(51) 예술감독과 전승우(41) 무대감독이 참여했습니다.

올해는 잔치마당이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년 지역대표 예술단체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돼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청년들의 참여 폭이 넓어졌습니다. 인천에 거주하지만, 경기도 시흥에서 연희창작단 ‘두둥탁’ 부대표를 맡아 타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정현 씨는 “청년 국악인들은 사실상 프리랜서로 활동해 함께 모여 연주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에 인천에서 큰 무대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공연리뷰] 전통문화 현대적 재해석 '분위기 업'… 연희판놀음 '인천아리랑 연가'

[공연리뷰] 전통문화 현대적 재해석 '분위기 업'… 연희판놀음 '인천아리랑 연가'

해누리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연희판놀음 '인천아리랑 연가'는 인천아리랑으로 시작해 인천아리랑으로 끝맺는다.다시 말하자면, 인천에 근대 문화가 들어온 1880년대 개항기부터 불렸을 '인천 제물포 살기 좋아도, 왜인들 등쌀에 못살겠네'라는 가사의 옛 민요 '인천아리랑'으로 시작해 갖가지 전통 예술 무대의 잔치가 한바탕 벌어진 후 '우리시대의 인천아리랑'으로 막을 내린다. 현대적 창작과 전통 문화가 어우러진 '아홉 개의 잔치마당'은 각각 인천의 시대 흐름을 보여주는 듯했다.공연은 갈색 갈기의 북청사자탈과 흰색 갈기의 봉산사자탈이 익살스런 춤사위로 액을 쫓아내는 '벽사진경'으로 문을 연다. 이어 '풍년의 꿈'에서 풍어를 기원하는 어민들의 노동요 봉죽타령을 모티브로 재즈의 요소를 가미해 창작한 '만선가'를 뮤지컬 배우 조선명이 부르는 가운데 바람과 파도를 표현한 창작무용이 곁들여졌다.인천의 바닷가 문화와 마찬가지로 농경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풍년의 꿈'에선 인천전통연희단의 장구 공연이 황금빛 들판의 모습을 풍성한 소리로 묘사했다. 김매기를 세 번하는 '세벌매기'도 노래된다.인천의 소리인 서도소리(수심가토리)로 숨을 고른 공연은 남사당놀이의 최고봉인 '줄타기'로 공연장 천장에 닿을 듯 객석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광대의 재주와 재담으로 펼치는 정통 줄타기 놀이다. 여섯 번째 마당은 '뱃치기'와 '리베르탱고'의 만남이다. 민중의 애환을 녹여낸 두 리듬이 잘 어울린다. 이 '뱃치기 리베르' 역시 창작 무용이 더해졌다.이어진 '북판'은 현대 노동자의 안전복을 입은 젊은 연주자들의 힘찬 북춤으로 산업화와 도시화를 이끈 시민들의 기상을 표현하고, 흰 옷을 입은 베테랑 연주자들의 진도북 군무로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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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리랑 연가’에서 보기 드문 여성 상쇠로 나섰던 연희꾼 박가은 씨는 “꽹과리를 잡는 여성 상쇠는 사실 많지 않은데, 이번 공연에서 꽹과리재비로 나설 수 있어 행복했다”며 “인천에서 더 활동을 넓혀가고 싶다”고 했네요. 타악 연주자 신혜진 씨는 최근 인천문화재단의 예술창작생애지원(신진) 사업으로 자신의 첫 공연을 개최하기도 했는데 기획, 공연장 대관 등 행정 처리, 연주 등을 도맡았다고 합니다.

청년 국악인으로 살아가기란 녹록치 않다고 합니다. 인천에서 오랜 기간 활동해온 국가무형유산 남사당놀이 이수자인 최병진 씨는 “인천의 청년 예술인 또는 예술단체가 인천에서 공연에 초청되는 경우는 별로 없고, 서울이나 타 지역 축제로 많이 간다”며 “활동 영역도 청년 국악인에 대한 지원도 한정적”이라고 했습니다.

왜 인천에서 청년 국악인을 육성해야 할까요. 오승재 예술감독은 이번 ‘인천아리랑 연가’의 성과로 답변을 대신했습니다. 그는 “잔치마당이 십수 년 동안 꾸준히 개발해온 인천 관련 콘텐츠를 ‘인천아리랑 연가’로 집대성한 것인데, 대중성을 갖춘 데다 청년 국악인들의 참여로 관람객 연령층도 낮아졌다”며 “전국에서 인천을 대표할 수 있는 공연 레퍼토리가 됐다”고 했습니다.

인천에서 거주하는 많은 청년 국악인이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이날 모인 국악인들은 인천시가 지난 7월 시행된 ‘국악진흥법’을 적절히 활용해 지역에서 청년이 활동할 여건을 조성하길 바란다고 했습니다. 또 ‘인천시립국악단’ 창단도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전남, 전북, 강원, 충남, 경북, 경남 등 상당수 광역자치단체는 시도립 국악단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최병진 씨는 “지역적 특색을 갖고 지역에서 꾸준히 활동하려면 안정적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립 단체는 꼭 필요하다”며 “인천시립국악단이 생긴다면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신희숙 팀장도 “인천시립국악단이 점점 밖으로 빠져나가는 국악인들을 붙잡을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역 공연시설들이 청년 국악인들의 다양한 시도를 품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전승우 감독은 “공연 비수기인 1~4월 공공 공연시설에서 국악뿐 아니라 청년 예술인들이 저렴한 대관료로 작품을 올릴 기회를 주는 축제를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며 “공연장 입장에서도 큰 손해를 볼 것은 아니고, 오히려 입소문이 난다면 흥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청년 국악인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그들의 말을 조금 더 생생하게 풀어 보겠습니다.

‘인천아리랑 연가’ 어땠나요

‘인천아리랑 연가’ 공연 모습. /잔치마당 제공
‘인천아리랑 연가’ 공연 모습. /잔치마당 제공

이정현 : 풍물뿐 아니라 밴드, 현대무용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청년 예술인이 많이 참여했어요.

박가은 : ‘인천아리랑 연가’는 스케일이 커서 떨리기도 했어요. 국악 공연에서는 국악기를 많이 쓰는데, 이번 공연은 밴드와 보컬이 있어서 색다른 느낌도 있었어요. 국악 같으면서도 국악 같지 않은 구성이 신선했습니다.

신혜진 : 저는 국악기가 별로 없었는데도 오히려 국악의 느낌을 잘 살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인천에는 국악관현악단이 없어 국악 공연을 많이 볼 수 없었는데, ‘인천아리랑 연가’는 지역을 주제로 좋은 공연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최병진 : 저는 남사당놀이를 하면서 공연 기획자, 연출자로서도 활동하고 있는데, ‘인천아리랑 연가’는 지역적 특색이 잘 나타는 게 굉장한 성과라고 봐요. 서울 등 전국에서 인천을 알릴 수 있는 콘텐츠가 생겼습니다. 또 한자리에 모여 공연하기 어려웠던 청년 예술인들이 모였다는 의미도 크고요. 인천 청년 국악인들이 이렇게 프로젝트성으로 모였던 공연 중에 가장 규모가 컸습니다.

전승우 : 신구의 조합이 참 좋았습니다. 전통연희, 전통예술이다 보니 늘 선생님들과 함께 작품을 하는데요. 전통의 정통성을 잇고 있는 선생님들과 차세대 예술인들이 융합하는 게 중요한데, 그동안 공연은 차세대 예술인들은 ‘서브 역할’을 많이 했습니다. 이번 공연에선 선생님들의 메인 공연도 있었고, 차세대 예술인들의 메인 공연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연극, 무용, 밴드 등 여러 요소를 복합해서 고급스럽게 잘 만들어진 공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아리랑’에 주목하면서 인천 지역에도 이런 아리랑이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될 수 있었고요.

오승재 : ‘인천아리랑 연가’는 한 번에 창작된 공연이라기 보다는 그동안 잔치마당에서 10~12년 정도 꾸준히 개발한 인천 관련 콘텐츠를 집대성한 무대인 것 같습니다. 해안가 지역의 문화, 농경문화 같은 것들을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현대적으로 해석하려고 노력한 결과물입니다. 여기 모인 젊은 연주자들이 잘 수행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신희숙 : 사업 영역에서 이번 공연은 크게 두 개의 흐름이 있어요. 하나는 인천 소재의 공연을 지역 대표 공연 레퍼토리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인천에서 활동하는 청년 국악인들을 모아 보자는 것입니다. 잔치마당이 캐스팅한 출연진이 50여 명인데, 이 중 60% 정도가 청년입니다. 저도 10년 넘게 기획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번 공연을 진행하면서 ‘이 친구가 인천에 살았구나’하고 새로 알게 된 연주자도 있습니다.

청년 국악인, 어떻게 지내나요

최병진 : 인천에서 청년 예술인이나 예술단체가 공연을 초청받는 경우가 별로 없어요. 다른 지역 축제나 서울 등지에서 공연이 많고요. 인천문화재단 지원 사업이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천시 차원에서 청년 예술인에 대한 사업이 별로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중앙 정부 쪽 지원 사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죠. 청년 예술인들은 연습실을 운영하고 싶어도 임대료나 공공요금 때문에 엄두도 못 내요.

박가은 : 본가는 대구라서 대구, 경북 쪽이나 서울 쪽 문화재단 지원 사업을 많이 알아봤었고요. 다른 지역에선 청년 예술인 지원센터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데, 인천은 아직 따로 없더라고요. 신진 예술인에 대한 지원도 조금 더 활성화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병진 : 인천이 수도권이다 보니 서울이나 부천 등지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서 활동하면서 인천으로 이사 오는 청년 예술인이 많아요. 그런데 인천에서 안정적으로 활동할 기반이 적다 보니 일거리를 찾아 서울 같은 곳으로 나가는 거예요. 인천에 유입된 청년들을 붙잡을 수 있는 기반이 있어야 인천 국악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천에 사는 친구가 시흥시립전통예술단 같은 타 지역에서 활동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신희숙 : 그러한 부분을 공공 지원 사업으로 운영하는 게 가장 일반적인데, 인천문화재단이 거의 유일하게 신진 예술인 지원 사업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 규모나 수가 미약하다는 생각은 들고요. 예를 들어 500만원을 지원받아 공연을 올리게 되면 사실 대관료로 거의 절반이 나가고, 음향이나 조명 등에 투입하면 끝나거든요. 사업에 참여하는 예술인들은 사례비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정도의 예산이에요. 인천문화재단만 총대를 메고 운영하기엔 부족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올해 7월 시행된 ‘국악진흥법’이 중요합니다. 국악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최초의 법률이에요. 전통을 계승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대중화와 상업화의 기반이 되는 지원을 제도화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흐름을 잘 타서 청년 국악인들도 ‘우리가 이렇게 활동하고 싶으니 이런 걸 만들어 달라’고 목소리를 크게 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인천시립국악단 창단 요구가 나옵니다

지난 9일 오후 인천 부평구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에서 열린 ‘인천 청년 국악인 좌담회’에 참석한 국악인들이 각자의 활동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신희숙, 신혜진, 이정현, 오승재, 박가은, 최병진, 전승우, 오승재 씨. 2024.12.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지난 9일 오후 인천 부평구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에서 열린 ‘인천 청년 국악인 좌담회’에 참석한 국악인들이 각자의 활동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신희숙, 신혜진, 이정현, 오승재, 박가은, 최병진, 전승우, 오승재 씨. 2024.12.9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신희숙 : 인천시가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직업으로서 활동할 수 있는 국악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직접적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무대가 만들어지는 효과도 있고요. 정기적 공연에 따른 제작진이 배출될 수도 있습니다. ‘국악진흥법’과 시립국악단이 같이 진행된다면 인천에서도 굳이 서울로 가서 활동할 필요가 없어질 것 같습니다.

최병진 : 인천에서 지역적 특색을 갖고 꾸준하게 공연, 창작 활동하려면 안정적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꼭 필요합니다. 청년 예술인은 혼자 살 수 있어요. 공연만 하고 덜 먹으면 되니까요. (참석자들 함께 웃음) 하지만 가족을 부양하기는 어려워요. 가족이 있다면 절실한 문제가 됩니다.

이정현 :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인천으로 넘어오면서 잔치마당에서 연수단원으로 시작했어요. 직장이 생겼다는 감사함으로 활동을 하다가 올해부터 프리랜서로 활동하게 됐습니다. (국악인으로) 혼자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고요. 인천에서 저와 함께 활동하던 다른 예술인 친구들도 1~2년 활동하다가 경제적 문제에 부딪혀서 다른 지역으로 넘어 가더라고요. 인근 광명과 시흥에 시립예술단이 있기도 하고요. 인천에도 시립 전통예술단이 생겼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에 인천에 살고 있는 청년 예술인이 인천에 발이 묶일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시흥에서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임대료 지원 사업이 있어서 거기서 월세 지원을 받아요.

오승재 : 인천시에서 시립국악단을 추진하지 않는 건 예산과 정책 측면에서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시립국악단이 반드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기존 시립예술단의 운영 방식 등을 고려하면 고민할 지점이 있을 것이고요. 기존 시립예술단 운영 방식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의 국악단 운영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신희숙 : 신진 예술가나 단체가 약한 부분이 경상비, 기획·행정이거든요.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지원해준다거나 생활 부분에서 부담을 덜어 줄 정책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청년 국악인들을 인천에 붙잡아 둘 장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승재 : 인천문화재단에서 (지원 사업을) 다 할 수는 없어요. 인천시도 (국악 진흥에 대해) 해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저는 지역에 있는 문화예술기관에서 청년 예술인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질 것이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역 문화시설에서 10%라도 의무적으로 지역 예술인들의 콘텐츠를 수용한다면 좋겠습니다. 인천에 있는 예술인들이 지역 문화를 갖고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냈을 때 오히려 가장 관심 없는 게 인천이에요. 다른 지역에서 먼저 호응을 받고 역수출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최병진 : 연수구의 경우, 연수구립전통예술단이 운영됨으로써 지역 축제인 능허대축제에서 지역 이야기를 담은 공연이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시립국악단이 있어야 인천의 전통 예술이 보존되고 계속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승우 : 예를 들면, 공연 비수기인 1~4월 ‘스프링 페스티벌’ 같은 행사를 여는 겁니다. 공공 공연장에서 이런 페스티벌을 해서 국악뿐 아니라 청년 예술가들에게 공연의 기회를 주는 거죠. 성과가 나고 입소문이 나면 새로운 문화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수기라서 공연장 입장에선 큰 손해가 날 건 없을 것 같고요.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