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 과밀화에 아이들만 피해”… 학부모들 대책 호소·집단 행동
위례 학령인구 ‘2기 신도시 최고’
복정 등 계획된 중·고교 3곳 폐지
4천명 유입 전망 속 신설 등 시급

성남 위례·복정1지구 학부모들이 학교 문제로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학교 신설·학군 조정 등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나섰다. 학부모들은 연대 모임을 구성했고 청원 등 집단 행동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6일 성남시의회 구자평 의원·학부모·관계자 등에 따르면 성남 위례신도시와 복정1지구에 대한 학교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지난달 30일 시의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화성시연구원 데이터센터장인 조진숙 박사는 “4만6천여 명이 거주하는 성남 위례는 학령인구가 전체의 31.4%에 달한다. 2기 신도시 중 최고 수준”이라며 “학교들이 과밀 또는 과밀 근접 현상을 보이고 있고 동탄보다 더 나쁜 수준으로 상황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위례한빚중학교가 대표적 사례로 2016년 개교 당시 총 30개 학급 870명 규모로 설립됐지만 올해 1천160명으로 늘어났고 내년에는 1천280명으로 더 늘어날 예정이다.
둘째가 위례한빛중학교에 다니는 이은숙 학부모(위례한빛고 운영위원회 위원장)는 “교실이 모자라 특별활동실을 개조하고 운동장 하나를 3~5개반 아이들이 나눠 쓴다”며 “학생 수가 많다 보니 그에 비례해 안전사고 발생 건수도 높고, 학생 간에 심리적·물리적으로 부딪치는 일도 다른 학교들보다 더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다. 어른들의 잘못으로 아이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에 다자녀·신혼부부 특별공급이 포함된 1천309세대 입주가 시작되는 등 성남 위례 인구·학생이 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복정1지구(57만7천708㎡)는 헌릉로를 사이에 두고 성남 위례 맞은편에 조성되고 있다. 입주 세대가 총 5천500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학생 발생수는 초등학교 1천200명, 중학교 300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학교는 기존의 복정고와 신설 예정인 초등학교 1곳 외에 중학교는 없다.
복정지구 학부모협의체 한연수 위원장은 “학군에 따라 중학교 아이들이 차량 통행이 많은 도로를 따라 39분 가량 걸리는 창성중으로 가야하는데, 재개발이 진행 중인 산성 헤링스톤에 3천800가구가 입주하게 되면 그나마 창성중도 과밀이 될 가능성이 높고 다른 학교로 가야 한다”며 “기본적인 중학교도 없이 버젓이 A2, A3블록은 결혼 장려 및 출산율 제고를 목표로 하는 신혼희망타운이라고 명명했고 다자녀는 가산점도 줬다”고 개탄했다.
당초 성남 위례에 계획된 학교는 초 4·중 3·고 2곳이었다. 하지만 신도시가 본격 조성되는 과정에서 중·고 1곳이 각각 사라졌다. 학부모들은 “학교부지가 변경·폐지되면서 주민공청회 한번 없이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복정지구에는 중학교가 예정돼 있었지만 역시 조성과정에서 사라졌다.
위례지역 학부모들은 교육환경 개선을 호소하며 지난해 10월 ‘학부모 연합’을 결성했고, 복정1지구에도 A1·A2·A3·B3 입주예정자를 중심으로 ‘학부모협의체’가 구성됐다.
학부모들은 수년전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성남시·교육당국 등 각계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지만 나서지 않는다며 분개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토론회에 성남교육지원청·경기도교육청 관계자가 참석하기로 했다가 갑자기 불참해 빈축을 샀다. 학부모들은 연대해 일단 ‘학교신설 및 학군조정’ 청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진숙 박사는 “과밀은 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도미노처럼 이어지면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진다. 위례 인구증가 및 복정1지구 입주에 따라 전체적으로 초등 2천265명, 중등 961명, 고등 748명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초교 2곳, 중학교 1곳, 고교 1곳 신설 및 학군 등의 대책 마련이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