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감축 목표량, 道가 시군 할당
이천 4%·여주 8%… 지자체 골치
농민들 난색… “사업 지속성 우려”
“자급률 안 높아, 식량확보 방점을”
정부가 쌀 과잉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벼 재배 면적 조정 사업’이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농가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5월 22일자 7면 보도), 감축 계획에 차질을 빚는 지자체들도 사업 이행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2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내 일선 지자체들은 정부의 ‘벼 재배면적 조정제’ 정책에 따라 목표 감축 면적을 배분받아 이 사업을 이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벼 재배 면적(약 69만7천 ㏊)의 11.4%인 8만㏊를 올 한 해 감축할 면적으로 계획 잡고 도를 통해 시군에 감축량을 할당했다.
그러나 지자체별 이행률은 처참한 수준이다. 도내 대표 쌀 산지로 꼽히는 이천시와 여주시는 각각 898㏊와 855㏊의 감축 면적을 배정받았으나, 이달 기준 이행률은 각각 4%(36㏊)와 8%(68㏊) 수준에 그친다. 지난해 벼 재배 면적에 따라 두 시군보다 더 큰 감축량(1천245ha)을 할당받은 화성시도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 않았으나, 이천·여주처럼 사업 이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자체들은 정부 사업 관련 농가의 반발이 이미 큰 데다, 타 작물로 전환할 별다른 유인책이 없다는 점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농민들이 오랜 시간 벼농사를 지어온 상황에서 다른 작물로 바꾸려면 농법에 대한 고민뿐 아니라 새 기계를 구매하는 비용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는데, 정부의 추가 직불금 등으로 변화를 이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정부사업에 대해 이천시 관계자는 “벼농가 감소로 자율감축이 될 텐데 계속해 오던 농사를 왜 줄여야 하는지 농가 불만이 우선 크고, 시 차원의 지원사업을 하려 해도 적지 않은 예산을 고려해야 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다른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단기간에 지금 규모의 감축 계획을 이행하기엔 애로사항이 많다”며 “농림부가 사업 초반과 달리 자율추진으로 정책을 완화하긴 했으나, 농가의 우려를 보면 지속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지 걱정이 있다”고 했다.
농업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쌀 공급 감소가 아닌, ‘안정적인 식량 확보’에 정책의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쌀값 안정은 지금의 면적 감축보다, 정부의 적정한 쌀 매입과 수입 물량 관리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엄청나 전국쌀생산자협회 정책위원장은 “통계를 보면 더 이상의 쌀 소비 감소세는 보이지 않고, 공급이 수요를 크게 넘어설 만큼 국내 쌀 자급률이 높지도 않은 편이라 강제 감축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후위기와 국제 요인 등을 고려해 오히려 충분한 쌀 식량을 확보하는 방향의 정책이 필요하며, 쌀 외에 자급률이 낮은 필수곡물 전환에 대한 유인책도 함께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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