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울변전소 전경. /경인일보DB
동서울변전소 전경. /경인일보DB

동서울변전소 내 변환소 증설과 관련해 하남시와 한국전력, 감일지구 주민 등이 참여하는 5자 협의체 구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하남시가 ‘국가 차원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28일 하남시에 따르면 동서울변전소는 1978년 건립됐다. 동서울변전소가 위치한 감일동은 앞서 1971년 개발제한구역(GB)으로 지정됐고 2010년 감일지구가 공공주택지구로 개발되면서 현재 약 168만㎡ 부지에 현재 약 1만4만648가구가 입주해 있다.

정부는 2017년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수도권 변환소 설치를 국책사업으로 추진했고, 2020년 3월 후보지를 조건부로 확정했다. 전국전력도 2022년 1월 기존 동서울변전소 부지를 수도권 제2변환소로 최종 확정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기존 부지 내 증설을 포함한 GB관리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하남시는 경기도로부터 2023년 9월 12일 의견 조회 요청을 받은 뒤, 시청 홈페이지·지역 언론·행정복지센터 게시판 등을 통해 15일간 공람한 결과, 접수된 의견은 두 건뿐이었다. 모두 보완 요청이었고, 사업 자체에 대한 반대 의견은 없었다. 또한 시의회에 의견을 요청하였으나, 별다른 의견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남시는 2024년에는 주민 수용성 부족 등을 이유로 한국전력이 제출한 건축허가 신청 4건을 불허했지만 그해 12월 경기도행정심판위원회가 하남시의 처분에 대해 ‘재량권을 일탈한 위법한 행정행위’라고 한전의 청구를 인용함에 따라 지난 4월29일 기존시설 옥내화 등 3건은 최종 처리했다.

동서울변전소 옥내화 및 초고압직류송전(HVDC) 변환소 증설과 관련된 건축허가가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하남 감일지구 총연합회가 지난 14일부터 24일까지 감일지구 내 19개 단지 중 14개 단지(총 1만309가구)를 대상으로 단지별 전자투표시스템을 활용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에 총 5천441가구가 참여했는데 전체 응답가구 중 53.23%(2천896가구)는 ‘500kV 변환소 증(신)설을 전제로 한 옥내화는 전면 중단한 후 주민요구에 따라 옥내화를 재추진’을, 26.13%(1천422가구)는 ‘현 위치의 옥내화 추진은 진행하고 500kV 변환소는 적극 반대’라고 응답했다. 이 두 응답을 합산하면 4천318가구로, 전체 감일지구 가구수(1만4천648세대)의 29.47%에 해당한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하남시는 주민의 우려에 깊이 공감하면서도 법적 한계가 뚜렷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시 관계자는 “이 사업은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확정·고시한 국책사업으로, 2022년 국토교통부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 변경을 승인·고시하여 중앙정부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며, “하남시는 상위법령 절차에 따라 마지막 건축 인허가를 이행하는 극히 제한적 역할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19일 ‘동서울변전소 이전 촉구 및 증설반대 비상대책위원회’가 하남시청을 찾아 한국전력을 포함한 5자 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하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힘에 따라 변환소 증설 문제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하남시는 문제해결을 위해 시장을 포함해 권역별 주민대표와 전문가, 시의원 등 25명으로 구성된 ‘민관협치위원회’를 중심으로 갈등 해법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실질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협의와 국가 차원의 갈등 조정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민관협치위는 다음달 4일 회의에서는 동서울변전소 증설 문제를 공식 안건으로 다룰 예정인데 민관이 함께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마련된 만큼 향후 동서울변전소 증설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 관계자는 “기초지자체가 중앙정부가 확정한 국가전력계획 자체를 중단하거나 변경할 수 없지만, 주민들의 의견이 수렴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 우려를 해소하고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남/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