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억 상당·평택署 조직망 검거
‘보디로션 통 열어보니, 쏟아지는 필로폰?’
90만명 이상 동시 투약 가능한 물량의 필로폰을 특수 제작한 보디로션 통 안에 숨겨 국내로 밀반입한 국제 마약 유통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평택경찰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해당 조직 소속 A씨 등 7명을 검거해 이 중 5명을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1일부터 16일까지 다량의 필로폰을 보디로션으로 위장, 태국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몰래 들여온 뒤 국내에서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붙잡은 피의자 7명의 국적은 태국 4명, 중국 2명, 한국 1명이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A씨 등이 소지하고 있던 필로폰 19.9㎏, 태국 현지에 보관 중이던 필로폰 7.6㎏ 등 총 27.5㎏의 필로폰을 압수했다.
91만7천여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으로, 시가로는 110억원 상당에 달한다.
앞서 경찰은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판매하는 이들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지난달 1일 평택시 서탄면 소재 야산에서 중국인 2명을 검거하고 필로폰 1㎏을 압수했다.
두 사람을 구속한 경찰은 추가 수사를 거쳐 던지기 장소에 필로폰을 숨겨둔 태국인 국내 판매책을 붙잡아 주거지 등에 있던 필로폰 3.3㎏을 압수했다.
경찰은 이 태국인에게 필로폰을 전달한 한국인 밀수책까지 특정하고, 지난 16일 인천공항에서 그와 태국인 일행 2명 등 총 3명을 검거했다.
특수 제작한 이 보디로션 용기는 육안으로 볼 때 완제품의 형태로, 펌프를 누르면 내용물이 나와 일반 보디로션과 큰 차이가 없으나, 내부가 이중 구조로 돼 있어 필로폰 은닉이 가능했다. 경찰 관계자는 “진화하는 마약류 밀반입 수법에 대한 첩보 수집 활동을 강화하고 국내에 반입된 마약류의 유통경로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통해 공급차단에 총력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건·김종호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