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압적 태도에 긴장한 방문객

주민들도 불안감·의구심 품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 해명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 모습. /경인일보DB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초소 모습. /경인일보DB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두고 군 당국이 강화도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북쪽 지역 출입 통제를 강화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7일 경기도 성남 분당에 사는 70대 A씨는 강화도 고려천도공원을 방문하는 길에 연미정 앞 해병대 검문소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검문 과정에서 마치 범죄자 취급을 당했기 때문이다.

검문소 근무 해병대원들은 A씨의 차량을 세운 뒤 “주민이냐”, “방문 목적은 무엇이냐”는 등 평소 검문 과정에서 하던 질문을 했다. 검문 절차가 끝났다고 A씨가 생각하던 순간, 해병대원은 갑자기 차량을 왼쪽으로 이동해 세우라는 지시를 했다. ‘2중 검문’이었다. 마치 경찰이 간이 음주단속 적발 차량을 한쪽으로 빼라는 상황과 같았다.

해병대원은 A씨의 핸드폰 번호를 묻고는 출입자 통제 목적의 문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출입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런 뒤 ‘민북지역(민북 도서지역) 출입 시 준수사항’이라는 제목의 A4 용지 크기의 문건을 건넸다. 이 문건은 국방출판지원단이 인쇄해 전국 민통선 검문소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6개 항의 금지 행위가 적혀 있었고, 이 준수사항을 위반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고 그 피해에 대해서는 군이 보상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또 군사경찰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명기했다.

강화도를 자주 방문한다는 A씨는 “차량을 정지시키고 검문을 하던 군인이 갑자기 차량을 한쪽으로 빼라고 하는 순간, 깜짝 놀랐다”면서 “‘이건 뭐지, 내가 뭘 잘못했나’하고 바짝 긴장했다”고 말했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순간이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민통선 북쪽 지역 출입 검문 강화 조치는 제21대 대통령선거 투표를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 26일부터 시행되었다고 한다.

같은 날 오후 강화도 민통선 북쪽 지역을 찾은 강화읍내에 사는 B씨도 A씨와 같은 경험을 했다. B씨는 갑작스레 강화된 검문 강화 조치에 이 지역을 자주 찾는 주민들이 불안감과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신원 확인은 평소 하던 절차를 유지하는 것이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정진오기자 schil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