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치고 취재진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6.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치고 취재진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6.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취임사에서 “민생 회복과 경제 살리기부터 시작하겠다”며 경제를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에 올려놓았다. 실제로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국정 동력 상실 6개월 동안에 한국경제는 침체일로를 걸었다. 지난 4월에는 산업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위축되는 등 3개월 만에 트리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 산업생산이 3월 대비 0.8% 감소했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등 수출 주력업종의 생산이 나란히 감소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 영향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예상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의 성장률이 1%를 밑돈 것은 코로나19 확산기를 제외하면 올해가 처음이다.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 경제에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는 내수 부진 장기화에 미국의 관세장벽 충격파까지 겹치면서 수출과 내수 모두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문가들의 중론은 발등의 불인 내수 부진 타개와 미국 관세 대응으로 모아진다. 자유주의 통상질서의 근간인 세계무역기구(WTO)가 사망선고를 받은 터여서 수출기업들의 불확실성이 커졌으나 한국은 주한미군 문제까지 겹쳐 미국과의 관세협상에서 선택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후보 시절 대규모 추경 편성을 여러 번 언급한 이 대통령은 빈사지경에 이른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긴급 수혈을 서두를 개연성이 크다. 그러나 혈세 투입은 진통제와 같아 효과가 일시적일 뿐 물가를 자극하고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킨다. 문재인정부의 혈세 쏟아붓기에다 윤석열정부 3년 동안의 건전재정과 감세정책이 겹쳐 세수 결손액이 매년 눈덩이처럼 커졌고, 급기야 우리나라는 IMF와 OECD 등에서 증세 압력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며 “이재명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라고 주장했다. 대통령의 말대로 새 정부의 경제회생 처방들이 오로지 성장 잠재력 제고에 집중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