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 체인지업’ 신무기… 4월부터 ‘짠물 투구’
5월에만 3승·평자 0.3·탈삼진 39개
3할 타자 없는 팀 중위권 유지 비결
그립 바꾸고 ‘위력’ 초구 아웃 ‘효율’

올 시즌 3할 타자가 없는 팀은 인천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뿐이다.
키움은 최하위로 내려앉은 가운데, SSG는 중위권에서 순위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드류 앤더슨과 미치 화이트, 김광현 등의 선발진과 조병현을 중심으로 한 불펜진까지 마운드의 힘으로 순위 레이스를 펴고 있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팀의 제1선발 투수로 부상한 드류 앤더슨이 있다.
앤더슨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쉘석유주식회사가 함께 시상하는 5월 쉘힐릭스플레이어(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앤더슨은 5월에 다섯 차례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0.30, 탈삼진 39개,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0.88 등으로 빼어난 투구를 펼치며, WAR 1.69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앤더슨은 지난해 4월 대체 선수로 KBO리그 마운드에 섰다. 앤더슨은 24경기 11승3패 평균자책점 3.89를 작성하며 SSG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KBO리그 적응을 마친 앤더슨은 올 시즌 한층 견고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13경기에서 4승(3패)을 거두는데 그쳤지만, 평균자책점은 2.28에 불과하다. 75이닝을 소화하며 108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부문에서 폰세(한화 이글스)에 이어 2위에 자리했다.
앤더슨은 3월에 나선 2경기에서 8과3분의2이닝 9실점(7자책점)으로 흔들렸으나 4월부터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으며, 5월 이달의 선수에 선정됐다.
앤더슨이 올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이는 비결로 ‘킥 체인지업’을 꼽을 수 있다.
앤더슨은 지난 시즌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커브, 슬라이더, 커터를 주로 던졌다. 체인지업 구사율은 가장 낮았다. 하지만, 올 시즌 체인지업 비중은 커브 다음으로 자리했다. 체인지업 그립을 바꾸면서 위력이 배가됐기 때문이다.
체인지업과 커브의 비중을 78늘리다 보니 이닝 소화력도 지난해보다 올라갔다. 패스트볼 비중이 높았을 땐 파울이 많았지만,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어 던지면서 초구 아웃도 종종 나오고 있다.
앤더슨은 “킥 체인지업은 중지 손가락을 살짝 더 위로 잡는 형태”라면서 “그로 인해 낙차가 커졌다. 미국보다 조금 더 끈적끈적한 KBO리그 공인구에 맞춰서 중지에 힘을 빼고 약지로 스핀을 먹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체인지업과 커브의 비중을 높이면서 투구 수를 절약할 수 있었다”며 “체력적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