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거래 10건 중 4건 월세

전셋값 상승·대출규제도 영향

연립·다세대 주택에 이어 경기도 아파트 시장에서도 전세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중심으로 전세보증금 반환사고 및 전세사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아파트 선호가 짙어졌고, 이에 따라 아파트 전셋값이 상승하면서 월세를 택하는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0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신고된 아파트 임대차거래는 총 15만3천915건으로 이중 월세거래는 6만5천144건(42.3%)으로 집계됐다. 10건 중 4건 이상은 월세 거래인 셈이다.

아파트 시장에서 월세 비중은 소폭씩 상승 중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9만8천955건(36.0%) ▲2021년 13만1천941건(39.1%) ▲2022년 17만7천519건(44.0%) ▲2023년 19만4천948건(44.8%) ▲2024년 17만868건(44.4%) 등이다. 전세사기 문제가 대두됐던 2022년을 기점으로 아파트 또한 월세 비중이 40%를 넘겼다. 비아파트 시장에서 나타났던 전세의 월세화 현상(3월26일자 12면 보도)이 아파트 시장에서도 관측되고 있는 것이다.

깡통전세 무서워… 차라리 월세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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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1월부터 전날까지 경기도 빌라(연립·다세대) 임대차거래는 1만1천51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건수(1만7천875건)보다 6천360건(35.6%) 줄어든 수치다. 아직 3월 신고기한이 남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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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비중 상승 원인으로는 크게 전셋값 상승, 대출규제 강화, 전세사기로 인한 전세 기피 현상이 꼽힌다.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을 맡고 있는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비아파트 중심으로 전세사기가 발생하면서 아파트 전세 수요가 증가, 가격이 올랐다. 그러나 전세금을 마련하려고 해도 대출 규제로 대출 받기가 쉽지 않다”라며 “전세사기 트라우마가 아직까지 국민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만큼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월세 가격도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경기도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07만6천원으로 1년전(102만1천원) 대비 5.4% 올랐다. ‘준강남’ 과천의 경우 지난해 4월 149만9천원에서 올 4월 203만5천원으로 1년새 35.8% 뛰었다.

전월세전환율 또한 상승세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경기도 전월세전환율은 2022년 1월 3.94로 최저를 찍은 뒤 소폭씩 상승, 2023년 8월에 5.26으로 최고점을 경신했다. 이후 5%대를 유지 중인데, 지난 5월은 5.11을 기록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로 수치가 높아질수록 임차인의 월세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