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방’의 현주소와 미래는
수원 복합문화공간 111CM서 포럼
교육 체험 워크숍·판로 모색 필수
국내 그림책방의 현주소를 살피고 미래를 모색하는 책의 해 추진단 4차 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책의 해 추진단은 지난 11일 오후 수원 복합문화공간 111CM에서 ‘그림책방의 가능성을 찾아서’를 주제로 한 포럼을 열었다. 책의 해 추진단은 그림책협회, 대한출판문화협회 등 그림책 관련 단체 회원들이 모여 만든 일종의 협의체로, 올해 그림책의 해를 맞아 그림책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의 포럼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파주 헤이리마을에서 그림책방인 동화나라를 운영하는 정병규 대표가 강단에 섰다. 그는 업계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다수의 저서를 펴낸 그림책 연구자다.
정 대표는 국내 그림책방의 시작을 이렇게 기억한다. “1990년대에는 단행본으로 된 창작그림책을 펴낸 출판사가 딱 두곳 있었습니다. 한곳은 그림책 ‘백두산’을 낸 곳이고 또 한곳은 일본의 그림책을 전량 수입해 번역발행했던 곳이죠. 당시만 해도 단행본 출판사가 거의 없었는데 그림책 시장이 커지기 시작하면서 국내에도 처음으로 그림책방이 들어섰어요. 그림책방의 전성기는 1999년으로 그때는 어린이전문서점끼리 힘을 모아 책을 담아가는 종이봉투도 만들고 그랬죠.”
그림책방은 2000년대로 들어서며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정 대표는 대형서점의 온라인 유통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그림책방을 운영하는 이들 중 다수는 사실 책 판매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대개 소비지향, 생산성 이런 단어와는 거리가 좀 멀죠. 그런 탓인지 온라인 유통이라는 새로운 파고가 들이닥쳤을 때 그림책방들이 그대로 무너진 거죠.”
이런 상황에서 그림책 업계는 지난 2015년 또 한번의 변화를 맞는다. 그즈음 그림책 작가를 배출하기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정 대표는 “이런 경향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천에서 그루터기책방을 운영 중인 강혜진 대표는 ‘그림책 전문 서점을 지키는 사람들’이란 주제를 통해 새로운 판로를 찾기 위한 업계의 시도를 보다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강 대표는 “소외 계층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사회 이슈를 다룬 콘텐츠를 소개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그림책방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며 “서적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소비자가 책을 사면 책방지기가 개인 특성에 맞춰 코멘트를 달아준다거나 이달의 그림책을 자체적으로 선정하고 이를 정기 배송하는 곳도 있다”고 했다.
이는 그림책방이 나아가야할 방향성과도 맞닿아있다. 강 대표는 판로 모색을 통해 그림책방이 지역 주민들의 삶에 보다 깊숙이 함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올해 전국의 그림책방은 120여곳에 달한다”며 “특색있는 공간을 조성하고 그 곳에서 소비자의 지갑을 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책방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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