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연·무취… 젊은 층 중심 확산
합성제품, 제재 없어 대책 필요
니코틴 파우치와 씹는 담배 등 ‘2세대 신종담배’가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반면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용이 무분별하게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대한금연학회는 보건복지부 의뢰로 진행한 ‘담배 제품 국내 유통시장 조사 및 흡연행태 심층 분석 연구’를 발표했다. 학회는 보고서를 통해 “니코틴 파우치 등 신종 담배제품의 관심과 국내 시장 진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책적 개입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이 2세대 신종담배로 규정한 니코틴 파우치는 ‘잇몸 담배’라고도 불리며 입 안에 끼워 니코틴이 구강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흡연한다.
레몬, 민트 등 다양한 향으로 제작돼 가향이 나고, 연기가 나지 않아 궐련형 담배의 단점에 거부감이 큰 젊은 세대 사이에서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씹는 담배’로 불리는 스누스(Snus) 제품도 구강에 넣고 니코틴을 흡수해 무연, 무취로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신종담배들이 주로 해외에서 직구하는 방식으로 판매돼 국내 담배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온라인과 SNS를 통해 판매되는 니코틴 파우치와 스누스 제품 등을 보면, 대다수가 흡연의 위험성과 발암물질 성분 등을 경고하는 이미지나 문구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담배사업법 등을 보면 담배 제품에 경고 그림, 문구, 발암물질, 금연번호 등이 의무적으로 표시돼야 한다. 현재 전자담배의 경우 포장지에 경고문구와 이미지가 일부 적용된 상태다.
이에 신종담배들이 일반 궐련형 담배보다 위험도가 낮다는 식의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해당 제품들은 주로 ‘니코틴 중독성이 낮다’, ‘건강상 위해성이 적다’는 등의 문구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3년부터 2세대 신종담배들의 안전성을 우려하고 니코틴 중독성 등에 대해 주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성규 한국담배규제교육연구센터장은 “현재 국내에 들어오는 니코틴 파우치 등은 국내 담배 회사가 제작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들어오는 담배들이 아니다. 합성 니코틴을 사용하며 담배 정의에 포함되지 않아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며 “최근 구매와 관심이 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담배소비세 등 정책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