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와 6천억 투자협약, 대기업 2번째
2029년까지 AI 기반 디지털 허브 조성
주광덕 시장 산업생태계 전환 노력 결실

남양주시가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본격적인 첨단 산업도시로의 도약을 알렸다.
시는 13일 카카오와 왕숙지구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AI 기반 디지털 허브’ 조성 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는 약 6천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약 9만2천㎡ 규모의 디지털 허브를 오는 2029년 상반기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이는 앞서 우리금융그룹이 추진 중인 미래형 통합 IT 센터 ‘디지털 유니버스’ 건립(2024년 12월23일 인터넷 보도)에 이어 왕숙지구 내 두 번째 대규모 투자 유치로, 대기업 2곳의 투자금액은 총 1조1천500억원에 달한다.
이로써 남양주시는 시 탄생 30년 만에 창고형 도·소매 중심의 산업에서 첨단산업으로 산업 생태계 대변화가 시작되는 디지털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했다.
이번 협약은 자체 개발 AI 모델 ‘카나나’를 공개하는 등 AI 산업에 집중 투자 중인 카카오의 투자 수요가 남양주시의 첨단산업(AI, 팹리스, 클라우드 등) 유치 비전과 맞아떨어지며 성사됐다. 시와 카카오는 2023년 9월 투자유치와 관련한 첫 논의를 시작해 약 1년간의 협의를 거쳐 최종 투자 합의에 이르렀다.
카카오 디지털 허브에는 데이터센터와 함께 R&D 센터, 스타트업과 지역 주민 등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공간 등이 마련된다. 소상공인을 위한 디지털 전환 지원 프로그램, 시민 참여 교육 프로그램 등도 진행될 예정이다.
시는 이번 대규모 투자유치를 통해 약 4천677억원의 부가가치와 2천596명의 고용 유발 효과가 발생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주광덕 남양주시장의 시 산업 생태계 전환을 위한 숨은 노력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주광덕 시장은 당선 공약으로 “세계 굴지의 반도체 대기업을 유치하고 판교를 뛰어넘는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해 ‘미래산업 자족도시 남양주’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현재 남양주시 산업 생태계는 등록공장 중 2천509개 공장이 매출액 80억원 이하로, 전체의 97.14%를 차지한다. 산업 구조 역시 도소매업(29.4%)과 숙박·음식업(11.4%)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제조업이 11.8%로 시의 산업경제를 뒷받침하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대기업은 한 곳도 없고 그나마 중견기업이 8개가 있다. 아이스크림을 생산하는 빙그레, 프리텐션 방식의 원심력 고강도 콘크리트 말뚝을 생산하는 KCC글라스, 레미콘 생산업체인 유진기업 등이다. 인구 100만을 앞두고 있지만 대표적인 기업도 없고 인텔리전트 빌딩도 전무해 생산 가능한 경제중심 권역을 만들지 않으면 발전을 기대하기도, 인구 증가시 복지수요를 감당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주광덕 시장은 젊은 세대 유입과 재정 자립도를 갖추기 위해 기존의 산업 패러다임을 전면 전환, 첨단 산업을 도시 발전을 이끌 핵심 기반 사업으로 선정하고 최우선 해결과제로 행정력을 집중해왔다.
시는 2023년 9월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시설을 견학하고 제2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을 청취, 카카오에 투자제안을 요청했다. 지난 2월 카카오가 투자제안서를 시에 접수하자 시는 기업유치 지원위원회를 개최하고 전력계통 영향평가 등 9개월 동안 행정지원에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 결과 이날 유치 최종 협약으로 이어졌다.
주 시장은 시의 미래 청사진에 대해 “카카오 AI기반 디지털 허브데이터 센터와 우리금융의 디지털 금융 허브 외에 3기 신도시는 2028년 친환경 그린 수소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수소 도시로 조성, 탄소중립 실천의 핵심도시 역할을 맡게 된다”며 “양정역세권은 바이오·제약·방송통신 등 특화기업을 유치해 미래 신산업의 성장동력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고 밝혔다.
남양주/이종우기자 lj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