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욱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조경욱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올해 상반기 인천 섬 주민들의 불만 대부분은 인천시의 ‘아이바다패스’에서 기인했다.

아이바다패스는 인천시가 올해부터 시작한 여객선 요금 지원 정책이다. 그동안 섬 주민에 한해 적용됐던 여객선 요금 ‘1천500원’을 인천시민 전체로 확대했고, 타 시·도민에게는 정규 푯값의 70% 할인 혜택을 줬다. 이 정책으로 뱃길로 편도만 4시간에 달하는 백령도까지 버스 요금 수준으로 오갈 수 있게 됐다.

섬 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 인천이 품고 있는 보물 ‘섬’을 알리자는 취지였다. 반응도 뜨거웠다. 올해 1~4월 아이바다패스를 이용해 섬에 방문한 인천시민은 15만3천146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8% 늘었다. 인천 외 지역에서 온 여객선 이용객은 1만9천316명으로 28%나 증가했다.

그런데 정작 묵묵히 살고 있던 섬 주민들은 피해를 입고 있다. 아이바다패스를 이용하는 관광객이 늘어난 만큼 올해 1~4월 섬 주민들의 여객선 발권은 전년보다 9% 줄었다. 섬 주민들이 볼일을 보러 뭍에 나가거나, 집으로 돌아가는 배표를 구하기가 힘들어졌다는 얘기다.

일부 섬에서는 밀려드는 관광객이 임산물을 무분별하게 채취하거나 불법 해루질을 해 주민과 갈등을 빚고 있다. 폐기물 처리가 쉽지 않은 섬에서 쓰레기 발생량도 증가했다. 백령도에서는 숙박업소가 밀집한 시내에서 물 부족 현상이 감지됐고, 대청도에는 ‘백패킹족’의 텐트가 섬 곳곳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커다란 배낭에 음식까지 전부 가져와 마을 수돗가를 이용하고 쓰레기는 두고 가니 섬 주민들의 눈이 찌푸려질 수밖에 없다.

고령화로 생기를 잃어가던 섬에 외지인의 발길이 이어지도록 만든 것은 칭찬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인천이 가진 보물 ‘섬’을 알리는 것만큼, 섬에 터를 잡고 생계를 이어가는 주민들을 생각하고 대비했어야 한다. 준비가 부족했으나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주민들 사이에서 나오는 현재의 불만이 인천시의 아이바다패스를 더 완벽하게 보완하는 밑거름이 되도록 해야한다.

/조경욱 인천본사 정치부 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