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동 정세 급변 급히 귀국
관세 문제 놓고 실질 논의 ‘연기’
남아공 대통령·호주 총리 등 만나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확정 발표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해 취임 후 첫 다자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앞세운 이번 순방은 대통령 외교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무대였지만, 중동 정세의 급변이라는 변수 앞에 한미 정상 간 첫 만남은 아쉽게도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무력 충돌로 인해 미국 대통령이 급히 귀국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한미 양국 간 통상 이슈, 특히 관세 문제를 놓고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남아공 내 에너지·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한국기업에 대한 남아공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고, 라마포사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공유하는 소중한 파트너로서 양국이 정치,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자”고 말했다.
오후에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과 앨버니지 총리는 지난 12일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전화 통화를 갖고 국방·방산, 청정에너지, 핵심광물을 포함한 공급망 관련 협력 등 제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앨버니지 총리는 “6·25 전쟁에서 호주군은 대한민국을 위해 함께 싸웠다. 경제협력 관계도 두텁게 가져가고 있다”고 강조했고, 이 대통령은 “호주의 군인 파병으로 대한민국이 살아남아 이렇게 한자리에 있다. 앞으로 협력할 분야가 많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이날 기대를 모았던 한미 양자 정상회담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귀국으로 무산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캐나다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귀국을 하게 됐기 때문에 예정됐던 한미 정상회담은 어렵게 됐다”며 “이스라엘-이란 군사적 충돌 문제와 관련 있어 보인다. 미측으로부터 양해를 구하는 연락이 왔었다”고 밝혔다.
반면, 다음날 오후 한일 정상회담 개최는 확정이 됐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일관계는 과거사로부터 오는 미묘한 문제도 있고 또 현재와 미래를 향해서 협력해야 되는 중요한 과제도 있다”며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조치들을 내놓고 선순환의 사이클을 돌림으로써 과거의 문제를 더 원만하게 타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방향으로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