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부 공간에 공원·주민 친화시설
사업성 확보 등 정부 뒷받침 관건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는 각각 1899년, 1968년 개통한 우리나라 최초 철도이자 고속도로다.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며 우리나라 근대화와 산업화에 큰 역할을 했을 뿐 아니라, 교통 시스템 확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특히 인천에는 제조·수출입업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지역 국가산업단지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끈 원동력이 됐다.
하지만 지금의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는 대부분 구간이 지상으로 지나며 인천 도심을 단절하고 있다. 여기에 시설 노후화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하, 소음·진동·날림먼지 등으로 인근 주민 피해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고 인천의 새로운 도시 성장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바로 ‘경인전철·경인고속도로 지하화’다.
이재명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선거 기간 제시한 ‘인천 10대 공약’에도 이 현안이 포함돼 있다. 이 대통령은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 단계적 지하화’를 통해 도시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하화 이후 남겨진 상부 공간에는 공원과 거점별 상업시설을 배치하는 등 주민 친화 시설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경인전철·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인천 ‘단골 공약’이다.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경인전철 지하화가,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선 경인전철·경인고속도로를 함께 지하화한다는 공약이 등장했다. 이후 치러진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를 비롯해 2022년 제20대 대선에서도 관련 공약이 반복해 나왔지만, 아직도 실현되지 않고 있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로는 막대한 재원, 그리고 사업성 부족 문제가 꼽힌다. 그나마 경인고속도로 지하화는 올해 1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지만, 사업비 확보가 과제로 남았다. 경인전철 지하화는 아직 정부 계획에 담기지도 못했다. 이재명 정부가 이번에는 각종 과제를 해결하고 지역 숙원사업을 이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