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된 도시 이어줄 ‘지하화’… 국가계획 반영이 최우선
2006년 지방선거 때 공약 첫 등장
20년 가까이 흘러 올초 사업 확정
교통난·市 단절 해소 등 기대에도
예산확보·복잡한 행정절차 걸림돌
사업성 문제 보완 ‘국비 지원’ 필요
인천시가 광역교통망으로 인한 도시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것은 20년도 더 된 일이다. 인천시가 2004년 12월 수립하고 2005년부터 추진한 ‘인천시 지역균형발전전략 기본구상’을 보면, ‘지하화’는 아니지만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를 두 축으로 도시재생사업을 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인천시는 경인전철 철도역과 경인고속도로로 인해 지역이 단절되고, 구시가지와 신시가지 격차가 심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를 새로운 형태로 다시 구축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언급된 것은 2006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다. 당시 열린우리당 후보로 나섰던 최기선 전 인천시장은 ‘경인전철 지하화’를, 한나라당 후보였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경인고속도로 직선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두 후보가 제시한 방법은 다르지만, 인천 도심을 가로막는 경인전철과 경인고속도로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 균형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생각은 같았던 셈이다.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올해 1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이 확정됐다. 이 사업은 인천 서구 청라동에서 서울 양천구 신월동까지 총연장 15.3㎞ 구간에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지하에 신설하는 내용이다. 사업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어 예타 통과 과정은 난항이었지만, 인천시는 구도심 활성화와 상부 도로 녹지 이용 등 지하화 필요성을 강조해 예타 통과를 이끌어냈다. 총사업비는 예비타당성조사 기준 약 1조3천780억원이다. → 표 참조
인천시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으로 도로 용량을 대폭 확대하고, 상습적인 교통 정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지상부 고속도로는 일반도로로 전환해 평면 교차로를 조성한 뒤 무료화하고, 중앙부 차로를 축소해 주민을 위한 녹지 공간을 마련하는 등 상부 공간을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구상이다. 특히 경인고속도로가 인천 도심을 동서로 관통하며 발생했던 도시 단절 문제와 미관 훼손 문제도 한층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남은 과제는 정부의 행정절차와 사업비 확보 부분이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착공에 앞서 국토교통부가 실시하는 타당성 평가 용역에는 20억여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 추가경정예산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추경에서 정부가 산불과 민생 관련 예산을 우선 반영했기 때문이다. 인천시에 따르면 국토부가 다음 추경에 올해 용역에 필요한 예산(4억원)이라도 우선 포함되도록 요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시 인천대로개발과 관계자는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정부 차원의 신속한 예산 확보와 행정절차다. 사업 주관은 국토부지만, 인천시도 관련 예산 확보나 용역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만나 사업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며 “지역 숙원사업이 더는 지체되지 않도록 인천시 차원에서도 관계기관과 협력하며 다방면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인전철 지하화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서 인천시는 경기도와 공동으로 경인전철 ‘인천역~온수역’ 구간(22.63㎞)을 지하화하는 ‘경인전철 지하화 선도사업 제안서’를 국토부에 냈는데, 올해 2월 정부가 발표한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에 이 노선은 빠졌다. 정부는 올해 말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종합계획’ 수립을 앞두고 여기에 담길 노선을 지난달까지 제안받았고, 인천시는 경인전철을 반영해 달라는 제안서를 다시 제출했다. 이 중 인천 구간은 ‘인천역~부개역’(14㎞)이다. 인천시는 철도 지하화에 약 3조4천억원, 상부 개발에 약 3조2천억원 등 6조6천억여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인천시 철도과 관계자는 “사업성과 예산 충당 부분에서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이번 제안서에는 교차 보전 등 사업성을 높일 방안을 보완해 제출했다”며 “인천, 경기, 서울을 포함한 서부 수도권 지역의 남북 공간 구조 재편 등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인 만큼, 국비 등 정부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사업성을 확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운 인천연구원 도시공간연구부장은 “우리나라에서 도심 한가운데를 철도와 고속도로가 남북으로, 동서로 나누고 있는 도시는 아마 없을 것이다. 지역 단절 문제를 해결하고 도시를 효과적으로 재생하기 위해서라도 지하화는 필요하다”며 “특히 경인전철은 국가계획에 먼저 반영이 돼야 하고, 이와 함께 사업성 문제를 보완할 국비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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