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처럼 전한 소식, 정치적 의도 없어”
점주 “2억 투자” 억울함 호소

“뉴스처럼 올린 문구를 두고 계약해지를 통보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가게 밖 전광판에 ‘정치적 문구’를 노출했다는 이유로 프랜차이즈 본사로부터 가맹 계약해지 통보를 받은 인천 한 치킨집 점주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앞서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을 지지하는 내용을 매장 전광판을 통해 내보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인 지난 4일에는 ‘제21대 대통령 이재명 당선’이라는 문구를 전광판에 노출한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이 됐다.
A씨는 “정치적이라는 이야길 듣지 않기 위해 여러 뉴스를 보면서 고민한 문구”라며 “감사나 지지하는 내용 없이 당선 소식만 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치킨집을 오픈했다. 100여개 프랜차이즈 매장을 다니면서 고민한 결과였다. 그동안 모은 돈과 대출금을 합해 2억원을 투자했다. 오픈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 비상계엄령이 선포됐다. 그는 “계엄이 터지는 순간 가게가 망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가게가 문을 닫으면 전 재산을 날리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섰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라며 “시민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전광판에 올렸다. 이런 반응이 있을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A씨는 당시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문구를 노출했다. 이 문구를 노출하고 있는 사진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되면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을 받았다. 이후 A씨는 사과문이 적힌 현수막을 가게 밖에 걸었다. (4월9일자 6면 보도)
그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이라는 문구를 노출하면서 본사로부터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 그는 “이 문구가 정치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전 투표를 알리는 내용도 문구로 표출하기도 했다. 그것도 정치적인 건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계약해지 통보 9일 만인 18일 오후 본사 측은 A씨에게 가맹 계약해지 통보를 철회한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전광판 위치 이동, 정치적 표현 표출 금지 등의 조건도 함께 제시했다. 이에 A씨는 “본사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며 “내용증명 등 공식적으로 본사 제안이 오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