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청 주관… 테러범 침입한 입국장 구현

“현금 100억과 우리가 탈출할 헬기를 준비하라.”
19일 오후 1시30분께, 평택당진항 국제여객터미널의 출국장이 이날만큼은 테러범들이 시민을 인질로 삼기 위해 침입한 입국장으로 변모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주관으로 12개 기관 240여 명이 참여한 ‘2025년 상반기 대테러 관계기관 합동훈련’이 열렸다. 테러범 3명이 터미널을 기습해 승객을 붙잡고 셔틀버스를 탈취, 차량 돌진과 화학물질 공격까지 벌이는 복합 테러 상황을 실전처럼 구현했다.

터미널 입구에 가방을 내려놓은 남성이 총기를 꺼냈고, 공범 2명은 승객을 셔틀버스에 태운 뒤 기사를 끌어내렸다. 청원경찰의 112 신고로 상황이 전파되자 초동대응팀과 순찰차, 해군 2함대, 평택해경, 소방 등이 투입됐다. 평택경찰서장 지휘 아래 지휘소가 가동되며 경찰특공대, 항공대, 위기협상팀도 작전에 돌입했다.
테러범은 현금과 헬기를 요구하며 차단봉을 돌파해 항구 외곽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헬기를 띄워 추격에 나섰고, 도심 진입을 차단해 차량을 평택항 쪽으로 유도했다. 차량이 고립되자 협상은 곧 결렬됐고, 경기남부경찰청장은 무력 진입을 지시했다. 특공대와 해군 특전대대는 장갑차와 사다리차로 차량을 제압해 테러범을 진압하고 인질을 구출했다.

하지만 인질로 위장한 세 번째 테러범이 설치한 가방이 폭발하며 염소가스를 살포했다. 곧이어 2함대 화생방지원대 등이 투입돼 간이 제독소를 설치하고 시료 분석에 착수했다. 결과는 염소가스. 인원·장비 제독 후 K10 제독차가 오염지역을 소독했고, 오염도는 최종 ‘불검출’로 확인됐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이 시설을 점검한 뒤 현장은 정상 운영 가능한 수준으로 복구됐다.
김준영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최근 테러 양상이 복잡해짐에 따라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관계기관 간 유기적 협력과 대응체계 점검을 통해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