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 결렬로 용인시 ‘기간 연장’ 거부
“시행자가 수익·위험 모두 부담 초과수익금 환수 예상 못했을 것”
업체 “부당 행정 개입 분명히 해”
용인물류터미널 조성사업과 관련해 민간 기업이 용인시의 사업기간 연장 신청 거부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승소했다.
이번 판결은 지자체의 부당한 요구로 인해 중대한 사업에 차질을 빚는 사업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며 과도한 행정의 불합리를 법원이 차단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제4행정부(재판장 임수연)는 주식회사 용인물류터미널이 용인시를 상대로 낸 민간투자사업 기본계획, 실시계획 변경 및 공사 시행변경 인가 연장신청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시협약 체결 과정에서 기존의 사업계획 및 조건 등에 관한 논의 내용과 전혀 다른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면 안 된다”면서 “이 사건 사업은 정부의 재정지원 없이 사업 시행자인 원고가 운영 수익과 위험을 모두 부담하는 BOO(Build-Own-Operate) 방식으로 초과수익금을 환수해야 한다는 점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는 이 사건 사업을 위해 부지 매입, 토지 수용 등 사업기본계획, 실시계획 변경 승인 등 행정 절차를 거치며 상당한 비용과 시간을 들였고 사업의 공공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제시한 점 등에 비추어보면 피고가 승인조건을 성취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의 사업기간 연장 신청을 거부하는 건 가혹하다”고 판시했다.
용인물류터미널 조성사업은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일대에 대규모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조성하는 민간투자사업이다. 앞서 지난 1993년 총사업비 1천992억원 규모로 진행되던 해당 사업을 2016년 주식회사 용인창고가 인계받아 진행하면서 사업명도 ‘용인물류터미널 조성사업’으로 확정됐다.
이후 사업 부지 확장과 사업비 증액 등을 이유로 사업 실시계획이 수차례 변경됐다. 용인시는 2022년 실시계획 변경을 최종 승인하는 과정에서 2023년 12월31일까지 실시협약을 체결하지 않을 경우 사업기간 연장은 불가능하다는 조건을 부과했다.
이어진 협상 과정에서 용인시는 초과 수익분을 반환하는 내용의 이른바 ‘부의 재정지원’을 실시협약에 포함할 것을 요구했고,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2023년 실시계획 연장 신청을 용인시가 거부하면서 이번 행정소송으로 이어졌다.
주식회사 용인물류터미널 관계자는 “이미 매출의 1%를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 등 공공기여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음에도, 용인시는 630억원에 달하는 수익금을 추가로 내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번 판결은 지자체가 계약 및 협의 범위를 넘어서서 민간 기업에 부당한 행정 개입을 하는 건 위법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목은수·김성규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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