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든아트하우스 기획전 ‘다- 함께 지구 생태 포옹하기’

청년 작가들이 다양한 시선과 방식으로 표현한 환경과 생태

이원순 作 첫번째 생물권(Biosphere One)-25-006, 2025, 레진에 아크릴,  ø31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이원순 作 첫번째 생물권(Biosphere One)-25-006, 2025, 레진에 아크릴, ø31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쉴 새 없이 기획 전시를 이어가고 있는 인천 중구 개항장 거리의 갤러리 ‘도든아트하우스’에서 최근 개최된 기획전 ‘다- 함께 지구 생태 포옹하기’를 인상 깊게 관람했습니다.

청년 작가가 기획한 이번 전시는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는데요. 전시 기간을 지나 소개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대신 갤러리에서 제공한 작품 사진을 최대한 많이 소개하려 합니다.

지난해 7월 도든아트하우스 청년 작가전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이원순 작가가 이번 ‘다- 함께 지구 생태 포옹하기’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이원순 작가는 지난해 도든 전시에서도 ‘밀봉 포장된 지구’ 등 생태와 기후위기를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에선 아예 다양한 작가들을 모아 환경·생태를 주제로 전시를 꾸몄습니다.

‘밀봉포장 지구’ 발랄하게 푼 환경문제… 이원순 ‘네! 다음 지구요’展 [인천문화산책]

‘밀봉포장 지구’ 발랄하게 푼 환경문제… 이원순 ‘네! 다음 지구요’展 [인천문화산책]

제작한 휘어진 화판에 풍경화 위주의 작품을 주로 선보였는데요. 이번 전시에선 환경 문제를 주제로 들고나왔습니다. 꼼꼼한 기획과 철저하게 사고하고 몰입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은 작가의 장점으로 꼽힙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대해 “환경 문제에 대한 나의 답답함과 무력함을 반영한 전시이면서 사회적 책임과 긍정적 변화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준비했다"며 “우리가 사는 지구의 미래에 대해 많은 이가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가슴으로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전시작 가운데 '닫힌 계'라는 제목의 시리즈는 지구 형태의 조형구 위에 구름을 그린 후 밀봉 포장한 작품입니다.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고 합니다. 얼굴에 비닐을 쓴 듯 숨쉬기 갑갑한 느낌의 지구이면서, 상품 매대에 포장돼 진열된 소비 문화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작가는 자신이 선택한 주제들 드러내고자 조형적 방법이나 재료를 다양하게 사용했네요. 직접 지구본과 같은 구를 만들어 그 위에 그림을 그렸고, 철망을 캔버스처럼 사용해 주제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작업하다 만 물감이 붓과 함께 굳은 그릇을 그대로 설치하기도 했고요. 볼거리가 다양한 전시입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
https://www.kyeongin.com/article/1698970
이정희 作 응시, 2020, 광목에 채색, 162.2x112.1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이정희 作 응시, 2020, 광목에 채색, 162.2x112.1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이원순 작가는 전시 기획 취지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환경과 생태에 대한 전시를 연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의미와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며 개인과 공동체, 사람들의 태도를 바라봤습니다. 환경과 생태를 주제로 하는 예술가에게서는 여러 태도를 볼 수 있습니다. 직접적으로 고발하는 태도로 임하기도 하고, 예술과 환경운동 사이의 어딘가에 위치하기도 합니다.

이번 전시는 문제점과 고통, 파괴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듯 드러내기 보다는 현재를 담담히 읽어내는 전시가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모자이크처럼 작품을 읽어내며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고자 했습니다.

강민설 作 Shard of Gaia-첨벙, 2025, 100.0x83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강민설 作 Shard of Gaia-첨벙, 2025, 100.0x83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전시 작가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오혜린 작가는 강릉과 속초 바다에서 수거한 폐낚싯줄과 쓰레기들을 이용한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인간에 의해 죽어가는 생명체들은 결국 우리의 관계 속에 얽힌 원인에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합니다.

이원순 작가는 우주적 시점을 통해 객관적으로 지구의 모습을 바라보는 설치 작업을 선보였습니다. 특정 시점의 실제 구름의 모습을 직접 제작한 지구본 위에 그렸다고 합니다. 시각적·지각적 간접 경험을 통한 지구의 생태계를 생각하게 합니다.

오혜린 作 얽히고설킨_interwinded, 2024, 바다에서 수집한 낚싯줄·생분해성 PLA, 가변설치 /도든아트하우스
오혜린 作 얽히고설킨_interwinded, 2024, 바다에서 수집한 낚싯줄·생분해성 PLA, 가변설치 /도든아트하우스
강소희 作 푸른숲조각, 2024, 장지에 먹·이채, 25x25cm 6개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강소희 作 푸른숲조각, 2024, 장지에 먹·이채, 25x25cm 6개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강소희 작가는 꿈에서 봤던 변화무쌍한 숲 풍경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이정희 작가는 응시의 시선을 통해 ‘본다는 것과 보인다는 것’의 상호작용에 의한 공존과 회복의 가능성을 탐색합니다.

강민설 작가는 버려진 오브제 기억의 잔재로 남은 사물을 재료로 사용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되짚습니다.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넘어 자연과 인간이 공유하는 감각의 지층과 공감의 가능성을 환기하고 있습니다.

유정 작가는 문인화 정신을 기반으로 시서화의 전형적 구성을 버리고, 자신만의 표현 양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수형 작가는 인간 존재의 본질을 탐구하고 존재에 대한 사유를 자신만의 조형 언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유정 作 순환 혹은 공존1, 2025, 순지에 수묵채색, 40x75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유정 作 순환 혹은 공존1, 2025, 순지에 수묵채색, 40x75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이수형 作 태양을 향해 가지를 들다, 2025, 장치에 채색, 72.7x91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이수형 作 태양을 향해 가지를 들다, 2025, 장치에 채색, 72.7x91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나웅채 작가는 실경 산수화를 통해 자연에 대한 사유와 성찰은 담았습니다. 김연도 작가는 밤 풍경과 그 안에 펼쳐진 빛을 수묵으로 그려내며 내면의 모습을 드러내고 탐색하는 희망의 성찰과 사유를 담았다고 합니다.

김연도 作 구축아파트 폐지 창고, 2023, 옥양목에 수묵, 72.7×90.9cm /도든아트하우스
김연도 作 구축아파트 폐지 창고, 2023, 옥양목에 수묵, 72.7×90.9cm /도든아트하우스
나웅채 作 동경, 한지에 수묵담채, 117cmx75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나웅채 作 동경, 한지에 수묵담채, 117cmx75cm /도든아트하우스 제공

도든아트하우스는 해마다 청년 작가와 협업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갤러리를 중심으로 청년 작가 스스로 주제를 정해 전시를 기획하고 작가를 선정하는 것부터 모든 전시 관련 활동을 주도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도든아트하우스는 앞으로도 청년 작가들과 시대를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며 소통하고 싶다고 합니다. 앞으로도 기대하겠습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