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여름 본격화할 무더위에 대비해 건설·물류 등 취약 사업장 점검에 나선 것을 두고 노동계에서는 규모가 큰 현장 위주의 보여주기식 점검에 불과하다며, 이보다 작업중지권의 실질적 보장 등 개선 조치가 이뤄져야 혹서기 재해를 가시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지난달 말부터 폭염 대비 특별대책반을 운영 중이다. 기간은 오는 9월 30일까지 120일가량이다. 노동부 경기지청을 포함해 각 지역관서와 안전보건 전문기관 등이 참여한 가운데 운영되는 대책반은 현장의 폭염 상황과 온열질환 사례를 사업장에 전파하고, 작업 특성에 맞는 사고 예방조치에 대한 현장 안내 등의 역할을 하고 있다.
노동부는 특히 여름철 고온에 취약한 건설현장 등 야외작업장과 산재가 다발하는 폐기물·환경미화와 물류업종 같은 고위험 사업장 6만 곳을 선정해 집중 점검하고 있다. 근로감독관들이 현장에 나가 물, 그늘이 적절히 보장되는 등 온열질환 예방 5대 기본수칙이 지켜지는지 여부를 확인·지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어디까지나 연간 계획에 따른 형식적 조치일 따름이지 안전사고를 눈에 띄게 줄일 대책이 될 수 없다고 비판 목소리를 높인다. 실제 지난해도 정부는 유사한 수준의 현장 대응책을 내놨지만, 온열질환 산업재해자는 63명(지난해)으로, 2018년(65명)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광명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형틀목수로 일하는 김모(55)씨는 “매년 보면 점검을 한다고 감독관들이 모습을 비추긴 하지만 건설사와 전문업체의 설명에 따라 움직이고, 물 제공 등 기본수칙들이 보장되는지 확인할 뿐 실제 폭염 등 위험상황이 뒤따랐을 경우 대처가 이뤄지는 현장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거나 시정하려 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동계에선 이런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에 보장된 ‘작업중지권’의 실행 요건을 구체화해 노동자들이 주도적으로 위험 상황 대비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법은 ‘산재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작업중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위험에 대한 구체적 기준은 없어 현장 노동자들이 선뜻 나서기에 제약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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