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홀대론’을 넘어
市 예산, 해양·수산산업 활용 미미
여러 산업중 1개 … 부산 ‘지역 중추’
전문성 확보 위한 조직개편도 시급
유정복, 해수청 등 지방정부 이양
자칫 ‘지방재정 악화요인’ 지적도
실효있는 고위정책協 운영 목소리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사안이 된 만큼, 인천시와 일부 항만업계 등은 더 이상 실효 없는 반대 여론 형성에만 연연하지 말고 항만산업 발전을 위해 실질적으로 얻어낼 수 있는 정책·예산 지원 사업 등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와 함께 인천시의 항만 예산과 조직을 확대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일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에 퍼져 있다.
■ 인천시 해양·수산 예산 감소세… 인력은 부산시의 절반 이하
현재 인천시 해양·수산 관련 업무는 해양항공국이 총괄한다. 올해 인천시 해양항공국 예산은 약 1천560억원으로, 인천시 전체 예산의 1.4% 수준이다. 해양항공국 예산은 2023년 2천510억원에서 2년 만에 1천억원 가까이 줄었다. 이마저도 전체의 40% 정도는 섬 주민 정주 환경 개선을 지원하거나 ‘섬 관광지 조성’ ‘여객선 운임비 지원’ 등에 사용된다. 실제 해양·수산 산업 발전에 활용되는 예산은 미미한 실정이다.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조직 개편도 시급하다. 인천시 해양항공국 산하 6개 과가 운영되는데 섬해양정책과에 속한 해양산업팀, 항만연안과의 항만계획팀 10명 정도가 항만 업무를 담당한다. 수산 관련 업무는 수산과 4개 팀(26명)이 맡는다. 부산시 항만 조직(인력)은 2개 과 6개 팀(30명)이고, 수산 업무는 2개 과 8개 팀(58명)이 담당한다. 담당 공무원 수만 비교하면 인천은 부산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부산항과 인천항에서 모두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 항만업계 관계자는 “부산시와 인천시가 항만을 대하는 태도는 정말 차이가 크다. 부산시는 부산항을 지역경제의 중추로 여기고 있지만, 인천시는 여러 산업 중 하나로 보고 크게 관심을 두고 있는 것 같지 않다”며 “전문성 있는 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하는 등 전담 인력을 더 늘려 해양·수산 정책 의제 발굴과 예산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해양수산 고위정책協 형식적 운영, 실효 높여야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인천시의회 시정질문 답변에서 “인천시는 타 시도와 협력해 해양수산청과 항만공사 기능의 지방정부 이양을 적극 건의하고 제도적 기반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 행정과 항만 기능의 지방정부 이양 주장은 그 취지는 좋지만 자칫 지방재정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 추진 권한이 지방정부로 넘어오면 관련 예산도 수반돼야 한다. 새 부두 건설이나 항로 준설, 항만 배후단지 공급 등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항만 인프라 조성 사업에 인천시 예산이 지원돼야 하는데 지방재정 여건상 불가능하다는 게 항만 전문가들 주장이다. 2007년 관련법에 따라 제주지방해양수산청 등 7개 기관의 행정 업무를 이관받은 제주도의 경우 정부 예산 지원 비율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10년 넘게 운영되는 ‘인천 해양수산 발전 고위정책협의회’를 실효 있게 운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는 조언도 나온다. 인천시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 등은 인천항 현안 해결을 위해 2014년부터 매년 1~2차례 고위정책협의회를 열고 있지만, 매번 서로 입장 차를 확인하는 것에 그칠 뿐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
인천항만산업협회 관계자는 “고위정책협의회를 열어도 시·항만공사·해수청 등 각 기관 관계자들이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다 협의회가 끝나는 게 대부분”이라며 “실질적 대안이 제시되고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도록 협의회 체계가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화물차주차장 문제도 해결 못하는 인천시… “열린 자세로 의견 들어야”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들은 해수부뿐 아니라 인천시도 인천항을 홀대한다고 입을 모으는데 그 대표적 사례가 ‘송도 화물차 주차장’이다. 인천항만공사는 2022년 12월 연수구 송도동 아암물류2단지 내 5만㎡ 부지에 402면 규모의 화물차 주차장을 조성했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주민 민원을 이유로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인천항만공사가 인천경제청을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으나, 인천경제청이 이를 수용하지 않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인천 항만업계 관계자는 “화물차 주차장은 인천항 활성화를 위해서 정말 필요한 시설인데, 인천시나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주민 민원만 신경쓴다”며 “인천시도 열린 자세로 항만업계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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