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계획 암반층 나와 취소
객석 10%도 못미쳐 주차전쟁 예고
임시방편 해법·녹지파괴 주민 분통
시의회 “화성시, 현실적 정책 마련하길”

“지하주차장이 없는 공연장이 말이 됩니까? 대안으로 인근 공원을 파헤쳐 주차장을 만든다니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화성시가 동탄2신도시 자라뫼공원에 3천석 규모의 ‘화성예술의전당’을 건립하면서 지하주차장 없이 겨우 법적 기준을 맞추기 위해 인근 공원 일부를 훼손, 주차장 조성에 나서자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20일 화성 동탄신도시 주민들과 시에 따르면 화성예술의전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민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994억3천800만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연면적 1만3천749㎡)규모로 2022년 착공, 오는 9월 완공 예정이다. 주요시설은 대공연장(1천466석), 소공연장(231석), 야외공연장(1천200석) 등이다.
당초 2020년 2월 기본설계 공모 당시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로 지하주차장이 계획돼 있었으나 같은해 7월 지반조사에서 지하에 암반층이 발견되면서 LH는 시와 협의를 거쳐 지하주차장 계획을 취소하고 1층, 지상 3층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대신 법정 주차장(146대)보다 조금 더 많은 184대를 수용할 수 있는 야외주차장을 공원 내 잔디밭을 파헤쳐 건립 중이다.
하지만 이는 경기남부권 최대 객석인 3천여 석 규모의 10%에도 훨씬 못미치는 주차대수로 주차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주민들은 예술의전당 주차장 부족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을 지난 5년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공원을 파괴하는 임시방편식 주차장을 만들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또 지하 2층의 암반 발파시 추가비용이 발생됨에 따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야외주차장이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시도 예술의전당 주차부족 문제해결을 위해 나섰다. 이산고등학교 맞은편 자라뫼공원에 190대 수용 규모의 주차장 건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번엔 시민들이 반대하고 있다. 교통혼잡과 휴식공간인 녹지 훼손에 따른 조망권 침해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시는 주민의견을 받아들여 다른 대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시의회 김상균 의원은 “3천석에 달하는 공연장을 건립하면서 법정 주차대수만 고집한 것은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며 “학교앞 공원을 훼손하는 땜질식 행정이 아니라 사전에 예측가능한 상황을 파악하고 현실적인 주차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화성/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