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가축전염병 年 수천억 피해… “지역·국가 통합면역체계 구축을”
PRRS 양돈농가 초토화 백신 한계
살처분 처방 갖가지 부작용 따라
생산성 향상·동물종 확대도 논의
고병원성 가축전염병의 변종·진화에 대한 경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축산방역정책의 방향성을 논하는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방역의 유일한 축이나 다름없던 ‘백신을 통한 예방’을 앞으로는 ‘집단면역’이라는 방법으로 대응해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여주양평) 의원은 경인일보, 제이비바이오텍 중앙기술연구소와 함께 2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한국 축산방역정책의 전략적 전환, 집단면역시스템’ 토론회를 3시간여 동안 개최했다.
대한민국대도시시장협의회와 경기도시장군수협의회, 양주시가 후원한 이날 토론회에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 나경원·송석준·김은혜·김정재·최형두·조지연 의원 등이 참석했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진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 축산업계 전문가 등도 자리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함께 참석한 장호권 전 광복회장도 ‘식량안보의 길’이라며 행사의 취지를 추켜세웠다.
이들은 돼지생식기호흡기증후군(PRRS)·돼지유행성설사병(PED), 뉴캐슬병 등으로 인한 연간 피해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현실을 인식하고, 집단면역은 농가 단위를 넘어 지역·국가 차원의 통합면역체계를 구축하는 스마트 방역의 핵심이라는 데 공감했다.
김선교 의원은 “최근 PRRS 등 고병원성 가축질병이 우리나라 전역에 영향권으로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기존의 사후대응 중심 방역정책은 한계에 이르렀고, 이제는 방역정책 패러다임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본격적인 토론회는 서울대 수의과대학 송대섭 교수의 발제에 이어 조제열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됐다. 패널로는 민희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 한국양돈수의사회 회장을 지낸 김현섭 행복한농장 대표, 도규송 강원동물병원약품 원장, 송치용 한국가금수의사회 회장, 김정주 농림축산식품부 구제역방역과장이 참여했다.
송 교수는 양돈산업 발전을 가로막는 바이러스 소모성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집단면역을 제시했다. 한국 양돈산업의 중요성을 먼저 소개한 그는 농가를 초토화하는 PRRS 등의 경제적 피해를 알린 뒤, 국내 농가에 적용해온 백신 전략의 한계를 설명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송 교수는 특히 살처분 중심으로 흐르는 감염병 전략에 갖가지 부작용이 따른다고 지적하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대유행과 구제역·고병원성 조류독감(AI) 등 재난형 질병을 거치면서 우리의 방역전략을 전환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역설했다.
패널들은 집단면역의 현주소를 비롯해 양돈현장 실증 및 생산성 향상 사례, 동물종 확대 가능성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행사를 주관한 홍정표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축산업은 국민의 식생활과 건강, 농촌경제의 핵심”이라며 “과학과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집단면역시스템 도입을 통해 지속가능한 방역체계가 구축돼야 하고, 토론회를 계기로 더 나은 축산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회를 주관한 제이비바이오텍은 세계 최초로 축산 관련 항원·항체를 생산한 기업으로, 고초균을 활용한 돼지 사료첨가제 형태의 면역체 개발에 성공하고 집단면역을 실증했다. KIST와 공동 진행한 연구가 네이처 자매지에 게재됐으며 돼지뿐 아니라 소와 닭, 꿀벌과 수산물 등 모든 동물의 유전정보를 알면 해당 유전정보 관련 면역체를 2~3개월 만에 만들어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의종·김우성기자 je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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