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화재로 철골만 남긴 채 수년

BMW 결함 의심, 법정싸움 패소

관할 겹쳐 지자체간 비용 공방도

인근 주민들 장기간 소음 시달려

지난 2020년 화재사고로 전소된 수원시 하동IC 방음터널이 지자체 간 갈등과 소송 등의 영향으로 지연된 끝에 5년 만에 완전 복구됐다. 사진은 24일 오전 차량 통행이 원활해진 하동IC 방음터널 모습. 2025.6.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 2020년 화재사고로 전소된 수원시 하동IC 방음터널이 지자체 간 갈등과 소송 등의 영향으로 지연된 끝에 5년 만에 완전 복구됐다. 사진은 24일 오전 차량 통행이 원활해진 하동IC 방음터널 모습. 2025.6.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화재로 전소됐던 수원시 영통구 하동IC 고가차도 방음터널이 5년 만에 복구를 마쳤다. 앞서 비용 부담을 두고 용인시와의 갈등으로 복구가 지연돼 온 가운데, 수원시가 사고 차량 소유자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공사 착수가 늦어진 것으로도 확인됐다.

문제의 방음터널은 지난 2020년 8월 20일 새벽, 하동IC 고가차도를 달리던 BMW 차량에서 발생한 화재로 크게 훼손됐다. 불길이 내부로 번지면서 전체 460m 중 200m가량이 탔고 철골만 남은 채 수년간 방치됐다. 사고 차량은 중고차 매매상 소유로, 당시 해당 업체 직원이 운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화재가 난 구간은 수원시 영통구와 용인시 기흥구 관할이 각각 100m씩 겹쳐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복구 책임을 두고 두 지자체가 맞서면서 공사가 좀처럼 시작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 사이 광교마을40단지 등 인근 주민들은 터널이 철거된 채 장기간 소음 피해를 겪어야 했다.

지난 2020년 화재사고로 전소된 수원시 하동IC 방음터널이 지자체 간 갈등과 소송 등의 영향으로 지연된 끝에 5년 만에 완전 복구됐다. 사진은 24일 오전 차량 통행이 원활해진 하동IC 방음터널 모습. 2025.6.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 2020년 화재사고로 전소된 수원시 하동IC 방음터널이 지자체 간 갈등과 소송 등의 영향으로 지연된 끝에 5년 만에 완전 복구됐다. 사진은 24일 오전 차량 통행이 원활해진 하동IC 방음터널 모습. 2025.6.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표면적으로는 지자체 간 책임 공방이 주된 원인으로 비쳤지만 실질적으로는 수원시가 낸 공공시설물 손괴에 따른 구상권 청구 소송 진행이 복구를 늦춘 또 다른 요인이었다. 특히 당시 BMW 차량에서 연쇄적인 엔진 화재 사고가 전국적으로 발생하면서 제조사 결함 가능성이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던 시점이었다.

수원시는 해당 사고 역시 차량 결함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화재 원인이 차량 자체에 있었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차량 결함과 화재 간 인과관계 등을 지자체가 입증해야 하며, 공공시설의 안전 관리는 지자체의 책임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개인이 복구 비용을 부담하지 못하는 등 실익을 얻기 어렵다는 현실적 고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는 항소하지 않고 복구에 착수했다.

지난 2020년 화재사고로 전소된 수원시 하동IC 방음터널이 지자체 간 갈등과 소송 등의 영향으로 지연된 끝에 5년 만에 완전 복구됐다. 사진은 24일 오전 차량 통행이 원활해진 하동IC 방음터널 모습. 2025.6.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지난 2020년 화재사고로 전소된 수원시 하동IC 방음터널이 지자체 간 갈등과 소송 등의 영향으로 지연된 끝에 5년 만에 완전 복구됐다. 사진은 24일 오전 차량 통행이 원활해진 하동IC 방음터널 모습. 2025.6.24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하동IC 고가차도는 수원 광교신도시를 관통해 해오라기터널과 삼막곡지하차도를 거쳐 용인 구성·동백지구 방향으로 연결되는 주요 교통축 중 하나다. 사고 당시부터 잔해물이 그대로 남아 도시 경관 훼손과 교통 불편 민원도 잇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공사는 2023년 1월 시작돼 이번 달 마무리됐다. 예산 85억원(도비 50억원·시비 35억원)가량이 투입됐으며, 방음터널 자재도 전면 교체됐다. 기존 플라스틱계 자재(PMMA)는 2022년 과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당시 연소 확산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어, 이번에는 천장과 측면에 각각 폴리카보네이트(PC)와 강화유리를 적용해 화재 대응 성능을 높였다.

수원시 관계자는 “방음터널의 유지관리는 수원시가 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강화유리는 화재에 강하지만 진동과 하중을 고려하면 천장에는 적합하지 않다. 화재 안전성과 자재 특성을 함께 고려해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