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할 차량등록 과세 딜레마·(中)]

 

‘전국 어디서나 처리’ 국민 편의 이면

쏠림현상, 취득세 소관 달라 불일치

15년전 광역자치단체간 부실 체결

전문가, 정부 차원 문제 해결 촉구

무관할 차량등록제는 2010년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가 서명한 ‘전국 자동차 등록제 시행 관련 지방세 업무 위수탁 협약’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당시 국토해양부(현 국토교통부)는 자동차관리정보시스템 고도화 사업을 통해 전국 어디서든 차량 등록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는 등록지와 납세지를 일치시키던 기존 원칙을 풀고 지방자치단체 간 징수업무의 위·수탁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는 정부 주도로 징수업무를 상호 위임·위탁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협약 체결 이후 15년이 지난 현재 업무쏠림 등 기초지자체들의 부담이 커지며 당시 광역지자체들의 협약 내용이 부실했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는 등록 사무 일선에 있는 기초지자체인 수원과 인천, 안산 등 수도권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전국 광역단체 곳곳의 교통·행정 인프라 등이 풍부한 기초지자체 혹은 규모가 있는 중고차매매단지를 보유한 시·군들에 공통된 문제다.

25일 행안부의 ‘자치단체별 전국 무관할 차량 취득세 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상남도 창원시는 전체 차량등록 건수 중 관외차량이 8만5천632건으로 전체의 47.9%를 차지했다. 이는 인접 지자체인 밀양(1천369건), 고성(926건)에 비해 관외 업무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또한 전라북도 전주도 전체 차량등록 건수 중 관외차량이 3만2천221건(48.1%)을 기록, 인접 지자체인 익산(8천107건)·완주(506건) 등 주변 시·군보다 높은 관외 업무량을 보였다.

23일 수원시 권선구 중고차 단지에 중고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2025.6.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23일 수원시 권선구 중고차 단지에 중고차량들이 빼곡히 주차돼 있다. 2025.6.23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이 때문에 과중한 업무가 부과된 기초지자체들은 물론, 행정·세무 전문가들은 15년 전 광역단체 간 업무위탁 협약이 충분한 검토 없이 체결됐다고 지적한다. 무관할 차량등록제가 국민 편의를 가져올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의 이면, 즉 인프라 등 변화로 특정 지자체에 행정업무가 집중되는 결과를 제도적으로 대비하지 못한 것이다.

일선 지자체 사이에서는 당시 협약을 손질해 징수 업무에 대한 정산 비용 관련 세부 조항을 협약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그 어느 때보다 힘을 얻고 있다. 정부 주도로 진행된 협약 당시 지금의 부작용을 간과한 만큼, 정부 부처가 나서 정산 문제의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인천처럼 광역지자체 간 업무쏠림 현상이 발생할 경우 광역단체 간 업무 결과에 대한 정산이 이뤄져야 하는데 당시 협약에 이러한 조항이 없어 문제”라며 “광역지자체 내 기초지자체 간 업무쏠림 현상도 위탁업무 비용을 정확히 산정해 시군별로 가감을 반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협약 개정에 대한 구체적 논의계획을 현재는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도 “지자체 간 의견이 모이고 공식적으로 요구가 들어올 경우 재논의 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조수현·송윤지기자 zon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