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차 편집기자가 알려주는 정리의 힘
인공지능의 작동 방식 이해하는 단서로
■ AI를 이기는 힘 편집을 배워라┃김형진 지음. W미디어 펴냄. 203쪽. 1만4천800원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이 장면 편집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을 본 적 있을 것이다. 말이나 행동이 프로그램 흐름상 어색하거나 시청자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대목이 있을 때 제작진을 향해 그 장면을 없애달라는 것이다.
‘편집’이란 표현 속에는 ‘잘라달라’ 혹은 ‘없애달라’는 뜻만 있는 것일까. 그 장면을 없애달라는 말에는 ‘내가 좀 더 잘, 멋지게 나오게 해달라’는 의미가 함께 담겨있다.
25년차 편집기자인 저자 김형진은 편집을 ‘무엇인가를 업그레이드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한다.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게 없는 수준까지 빼는 ‘사고의 다이어트’라는 것이다. 저자는 그렇게 몸을 가볍게 한 뒤 모방과 연상, 연결로 의외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것을 편집이라고 일컫는다.
편집은 우리 삶의 모든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인간이 만들어내는 세상사는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있다. 정리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2개 이상으로 나눠질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이것과 저것이 연결될 수 있다면, 뭔가 더해서 의미와 재미를 높일 수 있는 영역이 있다면, 반전의 여지가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런 곳에서 편집은 상상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
인공지능이 나타나면서 정리와 편집의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저자는 무엇인가를 정리하는 편집의 기술을 익히면 인공지능의 작동 방식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편집 능력을 특권이 아닌, 배우면 누구든 가질 수 있는 권리라고 본다. 나 자신을 빛나게 하는 편집을 늘 타인에게 부탁만 할 수는 없는 일. 인생을 편집하고 타인에게도 편집의 힘을 알릴 수 있는 비법이 담긴 책이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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