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처우 개선’ 토론회

 

요양보호사 등 열악한 환경 조명

노동계 ‘표준임금제’ 도입 요구도

안성시의 한 요양병원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요양보호사 A(60대)씨는 지난해 초 병원의 난데없는 권고사직 요구에 새 일터를 구해야 했다. 병원의 경영난으로 인해 피해를 본 A씨는 몇 달이 지나서야 같은 지역에 있는 다른 병원에 취업했다.

A씨는 “4년 가까이 문제없이 일하던 곳이었는데 병원 사정 탓에 별 수 없이 구직을 새로 해야 했다”며 “늘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호봉이 있는 것도 아닌데, 보호사 1인당 담당해야 할 어르신 숫자도 늘어 일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요양보호사 등 한국 사회 필수 돌봄 노동자들이 저임금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노동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26일 국회에서 열린 ‘사회복지-돌봄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라는 주제의 토론에서도 돌봄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토론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함께 주최했다.

문용필 조선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돌봄 노동자, 특히 요양보호사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열악한 상황에 놓인 점을 독일·일본 등 선진 사례와 비교하며 호봉제 도입, 지자체 생활임금에 기반한 임금체계로의 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요양기관 관련 사회적 논의가 대부분 공급자(병원 등)에 집중된 구조를 개혁해, 시설 종사자와 이용자 중심으로 논의의 틀을 바꿔야 한다고 제언했다.

돌봄 노동 여건 전반의 개선을 위해 ‘전국단일 표준임금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도 노동계에서 힘을 얻고 있다. 사회필수노동인 데다, 앞으로 중요성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돌봄 노동 직종에 대한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김희라 지부장(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은 이날 토론회에서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노·사·민·정의 민주적 의사결정을 담보하는 교섭체계를 구축, 노동자들이 노동환경에서 차별 없이 일할 권리를 영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