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vs 브랜드 타격… 전문가 “협의 하 가이드라인을”
본사 가맹 해지 통보 철회됐지만
“갑질 같다”·“점주가 잘못” 갈려
사회학 교수, 과도기적 현상 분석
“과도한 제재다” VS “다른 점주 피해 막아야”
최근 인천에서 프랜차이즈 매장을 운영하는 점주가 정치 현안을 매장 전광판에 표출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본사가 해당 매장에 대한 계약 해지까지 통보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본사 측이 계약 해지 통보를 철회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갈등은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다만 프랜차이즈 점주의 정치적 표현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도 드러났다. 과거보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 표현 수단이 다양해지면서 비슷한 논란은 또 불거질 수 있다.
A씨는 앞서 지난 4월 ‘윤석열 파면’이라는 문구를 매장 앞 전광판을 통해 노출했다. 이 사진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며 이른바 ‘별점 테러’와 응원이 잇따랐다.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사과문을 매장앞에 걸었다. A씨는 “다른 점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이후 A씨는 이달 초 ‘이재명 대통령 당선’이라는 문구를 전광판에 내보냈다. 그는 “다른 점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고민했다. 단순한 사실을 명시한 것이고 정치적인 메시지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6월19일자 6면 보도)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 관계자는 “A씨가 내건 문구는 정치 표현도 아니고 단순한 사실 적시에 해당한다”며 “정치적인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이를 가맹본부가 제재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대부분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이 발생했을 때 본사가 점주에게 제재할 수 있는 조항을 계약서에 담는다. 본사와 다수의 점주가 하나의 이름으로 영업을 하는 구조인 만큼 한 명의 점주가 다른 점주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A씨를 둘러싼 논란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 가맹본부는 향후 벌어질 수 있는 비슷한 상황에 대한 대응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랜차이즈 점포를 운영하는 점주들 의견도 엇갈렸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기도 하고, 다른 점주의 피해를 우려하기도 했다.
인천 중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54)씨는 “본사가 이름에 대한 로열티를 가맹점주들에게 받고 있지만, 점주 입장에선 임대료, 인테리어까지 비용을 들인 자신의 가게에서 자유로운 의사표현은 할 수 있다고 본다”며 “과격한 발언도 아닌데 의사 표현을 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를 요구하는 것은 점주 입장에선 본사의 갑질로 느껴질 수 있다”고 했다.
경기 시흥에 위치한 의류매장 점주 조모(46)씨는 “개인으로서 시위에 참여하거나, 시위에 참여할 수 없다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정치적 의견을 표출할 방법이 많다”며 “가맹 계약을 한 점주라면 브랜드 가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만한 행동을 해선 안된다. 매장에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면 손님들에게 불편을 줄 수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는 정치적 의사표현이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과도기’라고 분석했다.
성균관대학교 구정우 교수(사회학과)는 “최근 소상공인들의 정치표현에 대한 논란이 생기고 있는데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인다”며 “정치적 표현을 소비자들이 불편하게 느끼면 가지 않을 것이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는 결국 점주의 자유”라고 했다. 이어 “다만 브랜드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점주와 가맹본부가 협의해 점주의 자율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운·백효은기자 jw33@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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