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 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 입장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이번 행사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족, 보훈단체장, 특별초청자 등이 참석했다. 2025.6.2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7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호국 보훈의 달, 대통령의 초대’ 행사에 입장하고 있다. 맨 오른쪽은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 이번 행사에는 국가유공자 및 유족, 보훈단체장, 특별초청자 등이 참석했다. 2025.6.27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야당을 향하여 “야당 의원님들도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거나 삭감에 주력하겠지만 추가할 게 있다면 언제든 의견을 내주길 부탁드린다”며 야당과의 협치를 또 강조했다. 그리고 “어려운 자리를 함께해 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하면서 한껏 자세를 낮췄다.

이 대통령이 취임 당일과 취임 18일 만에 여야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지며 소통과 통합 행보를 보이는 것은 평가할 만하다. 그런데 협치는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야가 그동안 보였던 상호 불신과 증오의 벽을 허물고 서로를 존중하며 ‘줄 것은 주고, 받을 건 받는’ 긍정적 의미의 흥정이 정치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

그러나 지난 27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법제사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공석인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국힘의힘이 예결위원장을 양보하고 법사위원장 등은 추가로 논의하자는 제안을 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거부하고 강행 처리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철회, 추경안 수정, 상임위원장 재분배 등을 여당에 요구했다. 그러나 사실상 김 후보자 지명 철회는 불가능해 보인다. 김 후보자의 총리 적합 여론이 높고, 추경은 국민의힘도 1차 추경 당시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30조 규모의 추경안을 제안하기도 했기 때문에 야당의 요구가 무리한 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이나 예결위원장 중 하나 정도는 양보를 함으로써 국민의힘에게 협치의 명분을 주는 게 필요하다. 게다가 법사위원장은 16대 국회부터 19대 국회까지 야당이 맡는 게 관행이었다. 20대 국회 전반기에 원내 1당이 된 야당이 국회의장을 맡으면서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차지했지만 후반기엔 다시 관행을 따랐다.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선출로 김민석 후보자 임명 동의안과 추경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격돌은 불을 보듯이 명백하다. 이 대통령이 아무리 협치와 통합을 강조해도 여야가 기존의 관행을 고치지 않고 대립만 일삼는다면 성과를 낼 수 없다. 우선 국정 운영의 키를 쥐고 있는 여당이 포용의 자세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야당도 무조건적으로 반대만 하는 기존의 정치문화를 고쳐나가야 한다. 여야 모두 대화와 타협 없이 통합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경인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