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가전략 맞춰 수원·고양 개편

기존 행정 한계 보완 기대감 이유

순환보직 인사체계… 전문성 부족

자체 서버 등 인프라 구축 걸림돌

정부의 인공지능(AI) 국가 전략에 발맞춰 경기도 내 지자체들도 전담 조직을 속속 만들고 있지만 행정에 AI 체계를 안정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가 따른다. 전문가들은 인력구조, 기술 인프라, 고비용 운영 등을 고려한 핵심 설계 없이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수원시는 1일자로 ‘AI 전략팀’을 신설하고 기존 디지털정책과를 ‘AI디지털정책과’로 개편했다. AI 행정서비스 확대와 정책 추진 체계 고도화를 위한 조직 정비로, 실효성 있는 사업 발굴과 중장기 계획 수립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국 단위 확대도 검토 중이다.

고양시도 지난 3월부터 전담 TF팀을 운영하며 AI 행정 전략 수립과 시범 사업에 착수했고,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지난해 ‘AI국’을 설치해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AI 산업 육성 등을 아우르는 4개 과를 통해 광역 차원의 디지털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자체들이 앞다퉈 AI 전담 조직을 만드는 이유는 AI가 기존 행정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이상 징후를 분석해 위기가구를 조기 발굴하거나 반복 민원을 자동화해 대응 속도를 높이는 방식 등이 대표 사례다. 전문가들도 행정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도구로서 일정 수준의 기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AI 행정 구현을 위한 지자체의 내부 역량은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전자정부나 정보화 업무는 정보통신과나 전산실 등 일부 부서가 담당했지만 AI는 기획부터 개발·보안·협업까지 요구되는 수준이 훨씬 복합적이라는 점에서 기존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순환보직 위주의 인사체계에선 이런 전문성과 연속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단순 조직 개편을 넘어 전담 보직 신설 등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기술 인프라 구축도 녹록지 않다. 민간과 달리 공공기관은 보안 규정상 외부 클라우드 사용이 제한돼 국가정보원 협조를 받거나 자체 서버 등에 의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전력·유지비까지 포함하면 ‘맞춤형 폐쇄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예산이 드는 셈이다. 결국 일부 지자체는 예산 부담 탓에 운영을 외주하거나 조직만 남긴 채 사업을 축소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는 도입보다 유지가 더 어렵다. 실제로 현장에서 쓸 수 있으려면 보안, 인력, 예산까지 전부 설계돼 있어야 한다”며 “단순히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고 해서 시스템이 돌아가는 건 아니다. 지금은 AI를 행정에 붙이는 수준이라, 중앙정부 차원의 로드맵과 인프라 지원 없이 지자체 단독으로 감당하긴 어렵다”고 짚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