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거침없는 국정운영
내란 특검 등 국힘서도 저항 미미
탄핵 기저현상·대선 승리 때문
야당 지지율도 20%대로 참담
지선 앞두고 ‘레임덕’ 식물정당 돼
몇 주 되지는 않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은 거침이 없다. 임기 시작한 지 12일 만에 G7 참석을 위한 순방 외교를 떠났고 숨 돌릴 틈 없는 지방 민생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22일에 여야 지도부를 대통령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오색국수’를 놓고 소통의 시간을 가졌다. 추가 경정 예산 통과를 위한 국회 시정 연설로 국회를 방문했고 국민의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국민의힘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이틀 동안의 인사 청문 시간동안 내내 의혹을 지적했고 ‘지명 철회’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부질없는 메아리로 돌아올 뿐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철회 의사가 전혀 없어 보인다. 지난해 12·3 비상계엄으로 인해 보수 몰락의 결과를 가져온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전방위적 특검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제대로 저항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진영 간 대결 속에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며 거침없이 국정 운영을 해나가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지난 탄핵 국면의 기저 현상과 대선 승리 효과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별다른 경쟁자가 없어서다. 이 대통령에게 대적할 정치적 적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거대 여당에 맞서기에 국민의힘 지지율은 초라하기 짝이 없다.
당의 경쟁력을 의미하는 것이 정당 지지율인데 국민의힘은 20%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자체적으로 지난 6월24~26일 실시한 조사(전국1천4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13.4%.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 43%, 국민의힘 23%로 민주당이 20%포인트 더 높은 결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더 높았다. 연령대별로 보면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민주당이 더 높았는데 70대 이상도 2%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직업별로는 자영업과 주부층을 비롯해 모든 직업군에서 민주당이 더 높았다. 국민의힘이 지지층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 유권자층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 조사 결과다. 충격적이다. 중도층에서는 민주당이 41%, 국민의힘이 18%로 2배 이상 민주당이 더 앞서는 결과다.
4개 여론조사 기관(케이스탯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 한국리서치)이 자체적으로 지난 6월23~25일 실시한 NBS조사(전국 1천명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p, 응답률 18.3%. 자세한 사항은 조사 기관의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에서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물어본 결과 더불어민주당 45%, 국민의힘 20%로 나왔다. 민주당이 25%포인트나 더 높은 지지율이다. 이 조사에서는 70대 이상도 민주당이 더 높았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경북은 국민의힘이 더 높지만 불과 3%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사실상 동률 수준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참담한 수준이다. 대통령 지지율을 분석할 때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가 25% 미만이면 ‘레임덕’(국정 운영의 누수가 발생하고 마비가 오는 현상)으로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23%, NBS 조사에서 20%로 나왔는데 그렇다면 국민의힘은 ‘레임덕’ 정당이다. 지금의 지지율로는 온전한 정당 활동이 힘들다는 의미다. 내년 6월에 지방선거가 있다. 지방선거는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광역단체장, 교육감 등 성격이 다른 여러 명의 후보자에게 동시에 투표해야 하므로 다른 어떤 기준보다 ‘선호하는 정당’이 중요한 투표 기준이 된다. 아무리 개인 후보가 뛰어나더라도 정당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식물정당’, ‘레임덕 정당’이라면 유권자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투표를 거부하게 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불만이 있더라도 그리고 대통령 인사에 대해 반발하고 싶더라도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하지 못하는 ‘레임덕’ 정당이기 때문이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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