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성 물질 겹겹… 도내 2700동

양평 양동면서 화재, 뼈대만 앙상

거주 불법… 지자체 “도움 어려워”

꿀벌마을 이재민, 이웃집 등 전전

“주거상향사업용 임대 물량 부족”

양평군 양동면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 현장. 2025.7.1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양평군 양동면 주거용 비닐하우스 화재 현장. 2025.7.1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

1일 오전 11시께 찾은 양평군 양동면 비닐하우스 화재 현장. 비닐하우스 겉을 둘러싼 비닐은 온데간데없고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내부에 있던 가구들은 전부 폭격을 맞은 듯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부서져 있었다. 한쪽 구석에 있는 검게 그을린 프라이팬과 그릇이 이곳에 사람이 살았음을 짐작케 했다.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주민 A씨는 “새벽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듣고 와 봤다”며 “비닐하우스에 평소 사람이 산다는 것은 알았지만 누가 사는 지는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5시33분께 이 비닐하우스에서 불이 났다. 이곳에 살던 A씨는 불이 나자마자 밖으로 대피해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하루 아침에 이재민이 됐다. 양평군은 A씨를 임시 거주지로 안내했다.

주거용 비닐하우스는 내부가 인화성이 높은 샌드위치 패널로 조립됐고, 하우스 겉을 비닐이나 차양막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어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행법상 비닐하우스 거주는 불법이지만, 개조해 주거용으로 이용하는 곳이 지난해 기준 경기도에만 2천700동으로 파악됐다. 당초 불법으로 지어진 탓에 화재 시 지자체로부터 복구 지원을 받긴 어려운 상황이다.

양평군 관계자는 “군에서 실시하는 주택 화재 피해 지원 사업이 있지만, 비닐하우스는 주택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재건에 도움을 주긴 어렵다”고 말했다.

화재로 한 순간에 보금자리를 잃은 비닐하우스 거주민들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3월 주거용 비닐하우스 밀집지역인 과천시 꿀벌마을에서 불이 나 비닐하우스 17개동이 전소했다. 이재민이 된 꿀벌마을 주민들은 화마에 스러진 집을 그대로 둔 채 여전히 마을회관이나 이웃집을 떠돌고 있다.

최근에는 화성시 황계동의 한 주거용 비닐하우스에서 화재가 나 80대 여성 A씨가 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각에선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비닐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인, 장애인 등 내집 마련이 어려운 계층이기 때문에 스스로 이주하기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이들을 비롯해 주거 취약계층을 위해 주거상향사업을 마련했지만, 공공임대주택 물량 부족 등의 이유로 정책 실현이 더딘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