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경기 북부지역 미군 반환 공여지 처리 문제에 대한 ‘전향적 검토’ 지시가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큰 기대를 주고 있지만 관련된 발전계획 공청회에서 드러난 현실은 험로였다. 각종 규제와 지자체의 어려운 재정 등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쏟아졌다.

2일 경기도는 의정부 소재 북부청사에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발전종합계획 변경(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도내 미군 반환지 중 활용가능 구역(반환 완료 16곳, 미반환 4곳)은 22곳으로 다수가 북부에 몰려있다. 의정부 8곳, 동두천·파주 각각 6곳, 하남·화성 각각 1곳이다.

이날 도는 21개 시·군 164개 읍·면·동을 대상으로 사업 변경 수요조사를 벌여 이 중 10개 시·군으로부터 모두 55개 사업(14조5천661억원 규모)을 변경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일부 사업은 공공개발에서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전환됐으며 물류 중심에서 IT클러스터, 관광단지 등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방향을 수정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지 하루만인터라 기대를 안고 현장을 찾은 도민들이 많았지만 ‘불투명한 계획이다’, ‘희망고문이 아닌지 걱정이다’, ‘공(空)청회다’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실현 가능성과 중앙정부와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으나 도와 지자체 모두 원론적인 답변에 그쳤다.

의정부 거주 최모씨는 “시 재정까지 염두하고 계획을 수립한 것이라 보여지지 않는다. 미군기지 토지와 소유권 문제도 정리되지 않았는데 뜬구름 잡는 계획안 발표가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고, 또다른 시민도 “의정부시의 계획은 ‘아파트 짓겠다, 복합시설 만들겠다’는 내용인데 개발 사업을 통해 얼마 만큼 부가가치가 생길 것인지 구체적인 예상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민 김모씨는 “일부 시민은 미군기지 반환이 다 된 줄 알고 있는 사람도 있고 사업 추진이 진행되고 있는 줄 알고 있는 이도 있다”며 “인접 지자체와 어떤 영향을 주고 받을 수 있을지, 또는 언제까지 시작이 되는 것인지를 확실시 하고 난 뒤에 계획 발표를 하는게 순서지 않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내용들은 사업 기간 연장, 이에 따른 사업 규모 축소(제외), 사업비 증가 등 ‘사업 지연’으로 인한 수정안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주민들도 각 지자체의 재정적 어려움에 공감했다. 이에 광역단체인 경기도의 역할이 더 필요한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동두천 한 주민은 “십 수년간 기다렸지만 담당자, 시장, 대통령이 바뀌어도 추진되지 않았다. 희망고문이 되는 것은 아닐지 의문”이라면서 “도는 중앙정부와 공여지 반환과 사업 논의를 이끌어갈 것인지 궁금하다”고 했고, 또 다른 주민은 “과거 반환이 이뤄지지 않은 곳이 90여곳에 달할 때는 지원해야 할 지자체가 많아 국비와 시비를 50대 50으로 했다. 하지만 현재 경기도에는 반환 계획도 잡히지 않은 공여지도 있는 만큼 도가 일부 지원을 하는 방향도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여지개발은 지자체가 역할을 한다고 해서 앞당겨지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만을 검토할 수 있을 뿐”이라면서 “최초 계획안이 현 시점에 타당한지, 변동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계획안을 수정해야 한다. 지자체의 역할 제한이 있다”라고 해명했다.

도 관계자는 “이 자리는 시·군 계획에 대한 의견을 듣는 자리지 구체적 논의나 의견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 공여지에 관여 할 수 있는 부분은 아주 제한적”이라고 답변을 피했다.

/오수진기자 nur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