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보고서 발표

 

2018년 대비 2022년에 22% 올라

공항·국제기구 등 외국인 유입 늘어

다문화자녀 등 교육인프라 확대를

인천에는 고려인, 미얀마인, 화교 등 이주민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들이 있다. 연수구 함박마을, 부평구 미얀마 거리, 중구 차이나타운이 대표적이다. 이주민들은 일자리가 많고 교통이 편한 곳을 찾아 이들 지역에 정착했다. 특히 인천은 이주민 증가세가 뚜렷하다. 사진은 부평구청 어울림마당에 모인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앞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에는 고려인, 미얀마인, 화교 등 이주민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들이 있다. 연수구 함박마을, 부평구 미얀마 거리, 중구 차이나타운이 대표적이다. 이주민들은 일자리가 많고 교통이 편한 곳을 찾아 이들 지역에 정착했다. 특히 인천은 이주민 증가세가 뚜렷하다. 사진은 부평구청 어울림마당에 모인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다문화가정 학생들이 앞을 향해 달려나가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인천의 ‘인구 다양성 지수’ 상승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다양성 지수는 특정 공간의 종교·인종·문화가 뒤섞인 다양성을 측정해 수치화한 지표다. 인천은 급격하게 다양성이 높아지는 지역인 만큼 사회 통합을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공개한 ‘지역별 인구다양성 지수 산출과 활용’ 연구보고서를 보면, 인천 인구 다양성 지수 증가율은 2018년 0.0592에서 2022년 0.0722로 22.0% 상승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대전 17.7%, 전남 17.5%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전국 평균 인구 다양성 지수는 같은 기간 0.0527에서 0.0568로 7.8%의 증가율을 보였다. 반면 세종은 9.5%, 서울은 0.9% 하락했다.

인구 다양성 지수는 1에 가까울수록 여러 집단 인구가 균등하게 분포함을 뜻한다. 다양성 지수 상승률이 높다는 것은 다문화 사회로의 변화가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는 2018~2022년 인구총조사 등 자료를 활용해 집단 내 이질성을 측정하는 ‘블라우 지수’로 다양성 정도를 산출했다. 미국 인구조사국도 블라우 지수를 활용한다고 한다.

인천의 다양성 지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이유로 연구진은 공항과 항만, 인천글로벌캠퍼스, 각종 국제기구 등 외국인 유입을 유도하는 인프라가 인천에 집중돼 있는 점을 꼽았다.

또 부족한 노동력을 외국인을 통해 보충하고 있다는 데서도 그 원인을 찾았다. 외국인이 증가한다는 것은 지역 인구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며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과제도 있다.

이번 연구 책임자인 최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다양한 이주 배경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다양성의 수용력을 높이고, 다문화·외국인 자녀에 대한 보육·교육 인프라 필요성도 늘어나야 한다”며 “지역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하려면 외국인과 그들의 자녀가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이주배경 영유아의 보육서비스 접근성을 중심으로 인구다양성을 살폈다. 영유아의 보육서비스 접근성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는데, 외국인의 보육서비스 이용 기회에 내국인과 차이가 있음이 확인됐다. 내국인 영유아 어린이집 이용률은 약 60%인 반면, 외국인 영유아는 40% 수준에 그쳤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시설 확충과 비용 지원을 넘어 ‘문화적 수용성’과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통합 정책이 요구된다”며 “지역에 ‘얼마나 많은’ 인구를 유입할 것인지보다 ‘어떻게’ 정착과 통합을 지원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