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립박물관 학술총서 제10집 ‘인천 근대 지도 1883~1945’

 

1918년 仁川 시가도, 당시 행정지명 등 표기

동경제국대 전염병硏 인천출장소도 첫 등장

인천시립박물관 학술총서 ‘인천 근대 지도 1883~1945’에 수록된 ‘인천(仁川)’ 제목이 달린 1918년 발행 지도.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인천시립박물관 학술총서 ‘인천 근대 지도 1883~1945’에 수록된 ‘인천(仁川)’ 제목이 달린 1918년 발행 지도. /인천시립박물관 제공

인천시립박물관은 박물관 소장 근대 지도를 주제로 한 학술총서 제10집 ‘인천 근대 지도 1883~1945’를 발간했다.

시립박물관은 인천이란 도시의 변화 과정을 살피기 위해 수집한 지도 800여점 가운데 개항기인 1883년부터 1945년 사이 제작된 54건을 선별해 이 책에 수록했다. 시립박물관은 지도 성격에 따라 ‘시가도’ ‘인천항 계획도와 약도’ ‘매립·시가지 계획도’ ‘관광 안내도’ ‘조감도’ 등 5개 유형으로 구분했다.

이번 학술총서에 수록된 ‘시가도’를 통해 근대 인천 시가지의 변화 양상 전반을 확인할 수 있다. ‘인천항 계획도와 약도’는 기간 시설인 인천항을 중심으로 한 건설 계획과 시설 현황을 살필 수 있다.

‘매립·시가지 계획도’는 인천 지역에서 진행된 매립과 시가지 조성 과정을 담았으며, ‘관광 안내도’는 지도 제작 당시 인천에 대한 인식과 관광 전략을 엿볼 수 있다. ‘조감도’는 제작 시기의 도시 경관과 제작자 의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시립박물관은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지도 이미지와 함께 해제, 관련 보조 자료 등을 학술총서에 수록했다. 해제는 인천 지역 역사 연구자들과 협업해 지도 제작 시기와 배경, 활용 목적 등을 충실히 해석했다.

또 책 말미에는 수록 지도 목록을 실어 독자가 찾기 편하도록 구성했다.

수록 지도 가운데 일본 육군 참모본부 육지측량부가 ‘인천(仁川)’이란 제목으로 1918년 2월 발행한 시가도가 눈에 띈다.

이 지도(축적 1:10,000)에는 만석정(현 만석동), 송판정(현 송월동), 내리(현 내동), 송림리(현 송림동) 등 당시 인천의 행정 지명과 함께 인천부청을 비롯한 주요 공공기관, 은행, 병원, 학교, 공장 등을 상세히 표기했다. 일제강점기 초기 인천의 상황과 지리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지도다.

특히 송림리에 있던 동경제국대학 전염병연구소 인천출장소가 이 지도에서 처음으로 등장한다. 이 책 해제에 따르면 동경제대 전염병연구소는 일본 내무성 산하였다가 1914년 문부성 관할로 변경됐으며, 1916년 동경제대로 이관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곳에서는 천연두 백신인 두묘(痘苗)를 생산했다.

시립박물관이 학술총서에 수록한 지도에서는 과거 송도유원지의 모습, 인천 근해의 어패류 종류와 채취법, 일제강점기 도시계획 내용, 당시 월미도 내부 시설 위치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한 과거 지도 그 이상의 볼거리를 담았다는 게 시립박물관 설명이다.

학술총서는 시립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전자책 형태로 공개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김태익 시립박물관장은 “학술총서 공개를 계기로 인천에 대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늘고, 이를 참고한 관련 연구가 진척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