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2025.7.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 기자회견을 하며 미소짓고 있다. 2025.7.3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취임 후 첫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빠른 취임 30일 만의 기자회견으로 이 대통령은 대국민 소통을 국정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가감 없이 표출했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취임사에서 밝힌 ‘정의로운 통합정부와 유용한 실용정부’라는 국정기조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자유로운 질의응답 방식의 기자회견은 국민과의 대화같이 편안했다.

실제로 대통령은 이날 야당 대표 시절의 정치와 정책 소신은 명확하게 유지하면서도, 유연하고 실용적인 실천과 실행 입장을 밝혀 국정 독주 우려를 해소하는 정치력을 발휘했다.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원칙의 검찰개혁은 추석 전 제도화로 못박으면서도 경찰의 비대화를 고민했다. 강력한 대출 규제는 맛보기에 불과하다고 밝히고, 속도에 중점을 둔 공급 대책을 강조해 부동산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였다.

이 대통령은 농식품부 장관 유임과 관련한 여당과 농민단체 등 지지층 내부의 반발에 대해 “염려를 잘 알고 있다”며 “농업과 농민의 문제는 각별히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진영 내부의 반대마저도 대통령의 권위로 무시하지 않고 해명과 설득으로 이해를 구하는 태도다. 반대에 귀 기울이는 경청으로 통치의 권위를 높이는 고도의 정치력이다.

이 대통령의 취임 한 달 행보는 자연스러운 소통만으로도 정상 정치가 가능한 대의민주주의 제도의 기본을 보여준다. 취임 첫 행사로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가졌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퇴임이 예정된 제1야당 비대위원장의 고언을 들었다. 국회 시정연설 후에는 야당 의석 쪽으로 퇴장하면서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다. 국민에게는 이 대통령이 정치다운 정치를 하는 장면들이다. 국민의힘이 김민석 총리후보자를 고리로 투쟁 동력을 회복하려 했지만 여론 결집에 실패한 배경이자, 기존 당론을 변경해 상법개정안 합의처리에 떠밀린 이유이다.

대통령은 회견에서 60% 지지율의 숨어있는 반대 여론을 경청하겠다고 밝혔다. 여대야소 정권도 국민 선거로 심판받는 대상임을 강조했다. 국민 심판을 염두에 두고 두려워하는 대통령과 정당의 숙명을 잘 알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총리 인준안이 통과됐다. 장관 청문회를 마치면 이재명 정부가 공식 출범한다. 이 대통령의 소통 정치가 정부·여당으로 확대되고, 야당이 분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