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접경 양평 동부지역, 당도 형성에 유리

11브릭스 웃돌아 ‘달콤’… 연 45만통 생산

5~6일 청운용두시장 일원서 첫 ‘수박축제’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 한 농민이 무게별로 분류된 수박을 분류하고 있다. 2025.7.3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 한 농민이 무게별로 분류된 수박을 분류하고 있다. 2025.7.3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 선별장 안에는 출하를 기다리는 수박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대형트럭과 지게차가 분주히 움직이고 자동화 선별라인 위로 수박이 일렬로 올라선다. 선별을 기다리는 수박은 약 1만 4천통. 애써 키운 수박이 레일에 올라가기 전 농민의 표정에는 살짝 긴장된 웃음과 자부심이 동시에 묻어났다.

“올해 박 회장네도 수박이 달겠네! 얼른얼른 올려봐.”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농민은 선별창에 뜨는 숫자를 조용히 지켜봤다. 비파괴 당도 측정 센서를 통과한 수박들에 ‘11브릭스(Brix)’가 줄줄이 찍히자 그는 비로소 고개를 끄덕이며 수박을 다시 옮기기 시작했다. ‘양평수박’은 대부분의 브릭스 수치는 11을 넘고, 12에 가까운 경우도 흔했다.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에서 수박들이 Brix를 판별하는 비파괴 당도센서 선별기를 지나고 있다. 2025.7.3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에서 수박들이 Brix를 판별하는 비파괴 당도센서 선별기를 지나고 있다. 2025.7.3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브릭스는 100g 중 당분이 몇 g이나 들어있는지를 나타내는 단위로, 수박의 경우 9~10브릭스를 일반적이라고 평한다. 그러나 양평 동부권에서 생산된 수박은 평균 11 이상, 일부는 12에 이르러 고당도 수박의 기준을 충족한다.

양평군 동부는 강원도와 접한 고지대 지형으로 여름철에도 밤낮 기온 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날이 많다. 큰 일교차는 낮 동안 활발한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당분이 밤에 소비되지 않고 열매에 축적되도록 도와 수박의 당도 형성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2025년 현재, 양평수박은 연간 약 45만통이 생산된다. 이 중 상당량이 청운면 집하장을 통해 하루 최대 1만4천통 규모로 선별되는데 출하는 보통 6월 말부터 본격화되며 7월 초에는 하루 만통 이상이 타 지역으로 출하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3일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 재배된 수박들이 당도 선별기를 거쳐 판매용 박스에 포장되고 있다. 2025.7.3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3일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 재배된 수박들이 당도 선별기를 거쳐 판매용 박스에 포장되고 있다. 2025.7.3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양평수박연구회(회장·박성일)에 따르면 현재 수박을 재배하는 농가는 154곳으로 2년 전보다 30농가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귀농한 승계농, 은퇴농, 청년농들이 주로 수박 농사를 선택하며 고부가가치 작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운면 일대에서는 수박이 ‘경매 걱정 없는 작목’으로 통한다. 경기도 아동급식 납품처 등 고정 거래처가 확보되어 있을뿐더러 군 차원의 하우스 신축 보조금, 공산장 유통지원금까지 더해져 농민의 부담이 줄었다. 단맛에 가격 안정성까지 갖춘 작물, 그것이 바로 오늘날 양평수박이다.

박성일 연구회장은 “이젠 양평수박이 명실공히 ‘단 수박’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곧 축제까지 이어지니 더욱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품질을 꾸준히 높여 양평수박만의 경쟁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3일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 재배된 수박들이 Brix를 판별하는 비파괴 당도센서 선별기를 지나고 있다. 2025.7.3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3일 양평군 청운면 일대 수박 집하장. 재배된 수박들이 Brix를 판별하는 비파괴 당도센서 선별기를 지나고 있다. 2025.7.3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

한편, ‘제1회 양평수박축제’는 양평군 청운면 청운용두시장 일원에서 오는 5~6일 양일간 열린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수박을 테마로 한 다채로운 즐길거리도 함께 마련된다. 축제장에는 수박시식코너와 직거래 판매 부스, 물놀이장과 농·특산물 전시공간 등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양평/장태복기자 jkb@kyeongin.com